◇ 날적이

완벽한 약은 없다

아맹꼬 2018. 12. 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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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가장 최근에 했던 항암제는
검은색봉투에 담긴 거였다.
매우 천천히 맞아야하는거라고.
2~3회 시행했던거 같다.

머리카락 빠지는 부작용은 없지만
대신 토했다.


현재는 항암을 쉰지 두달여.

지난주부터 아빠가 허리가 아프다며
일어나질 못한다고 했다.
자식들이 일하느라 어제, 아들이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꼬리뼈가 부서졌다고 한다.
항암제의 부작용같다고 했다나.

나도 2단계 건너 전해들은거라 이렇다.

암세포를 죽이기위해 만들어진 약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찮다.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짜증이 솟았다.
그놈은 항암제로 인해 이게 뭐하는건가.
지금 식욕도 없어서 연명을 위해 엄마가 떠넘겨주는 넘기기 쉬운 음식들만 먹는단다.

허리가 정확히는 꼬리뼈가 상하기 전에 입에서 당기는 음식을 보통 수준으로 먹었는데 한동안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딸꾹질을 했다.


암세포가 장기의 기능을 망치는 건 사실이다.
내가 의사도 아니고 아빠가 어떤 약을 투여받았는지, 의사가 어떤 의도로 아빠에게 그렇게 자주 항암을 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내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은
이럴려고 그간의 시간을 보낸건가 싶다.

부종으로 폐까지 물이 차서 한달 시한부이야기를 듣고 그걸 넘기니 이젠 운신을 못한다.

하아
지나가버린 일이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기에
내가 무어라 주절대도 소용없다는 걸 안다.
그렇다.
아빠의 선택이었고 아빠의 삶에 대한 욕구다.
무의욕보단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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