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첫째 이야기] 오랜 기침, 사경

아맹꼬 2017. 10. 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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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뛰다가 갑자기 목이 아프다고 엉엉 운다고, 그래서 할머니가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가는 일이 있었다.

정형외과에 데려갔더니 낯선 병원과 기기들에 놀란 녀석이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서 손 하나 대지못한 채 그냥 나왔다고.

집에 가서 애 상태를 보니 (부모입장에선) 꽤 심각해보였다.

목선도 틀어져있고 애 얼굴도 삐딱하다.
어깨도 당연한거겠지만 삐뚤어져 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지 못한다.

녀석은 웃고있지만 부모 속은 탄다.

아이가 아프다고 한 부위는 왼쪽 목과 어깨가 이어지는 부위다.
사진 속 화살표 부분.


오랜기침으로 목에 담이 올 수 있다라고 인터넷이 말해준다.
금요일 저녁, 부모가 해줄 수 있는건 안마 뿐.




토요일.
전에 학교에서 바른자세 관련 측정했던게 기억나서 그와 관련한 곳에 찾아갔다.
버스타고 열심히 데려갔는데 애가 아직 작아서 자기네가 해줄 수 있는건 없단다.
가까운 정형외과를 알려주며 거기로 데려가라고 한다.

정형외과에 데려가니 의사선생님이 별스럽지않게 상태를 확인(그래서인가 애가 쫄지않음)하고는 도수치료와 물리치료(온열)를 처방?했다.
인터넷이 알려준대로 기침을 할 때 목근육이 격하게 쓰이는데 오래 되면 이럴 수 있단다.
아들처럼 머리가 틀어진 걸 사경이라 부른다고.

둘째 아기시절 사두증에 대한 우려로 어른들이 노력했던게 떠오른다. 끙.

그나저나 나도 못받아본 도수치료를 8살짜리가 받는군.

엄마랑 함께 가서 그런가? 뭔가 기분이 들떠있는 아들녀석. 치료 전에 기다리면서 호기심에 병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간호사에게 사탕과 곰젤리까지 받았다.
아들아!  가만히 있으란 신호야!!
그러다 도수치료 시작.

도수치료사는 건장한 젊은 남자였다.
조금 얼지않을까 걱정했지만 치료사가 아이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해주며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아이도 재잘대며 시키는대로 잘 따라했다.

치료 시작 전엔 왼쪽으로 고개를 못 돌렸는데 치료가 끝나니 완벽하진 않아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것은 여전히 안됨.
치료사 말로는 좌우로 돌리는 것보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더디게 된단다.

온열치료를 받는 동안엔 덥단 소리 하나 안하고 되려 즐기는 듯 했다.
이런 애늙은이같으니라고.

주말동안 나아질 수도 있다했는데 안마와 온열치료, 자세에 대한 잔소리를 해도 여전히 고개를 뒤로 젖히지 못하고 고개가 삐딱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도 얼굴이 삐뚤어진 채로 돌린다.

애들은 금새 회복된다니 그 회복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ㅠㅠ

오늘도 수업끝나고 물리치료받으러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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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7


병원은 이 때 한번 갔고

월요일부터 급속하게 좋아져서 할머니가 자체적으로 병원 안 보냄.

집에서 잘 때마다 핫팩을 목과 어깨 부분에 놓고 자게 하니 좀 더 빨리 호전된 듯 하다.

현재는 괜찮아졌다.


** 혹시 사경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들어오신 분들 이후가 궁금해하실까봐 추가합니다.

   이후 검색이 잘 안될 경우가 많아서 답답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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