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첫째 이야기] 어느 선까지 휴가를 내고 가야하려나.

아맹꼬 2017. 4. 2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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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건강검진하라는 알림이 왔다.

근데 지정병원이 있네?
(언제부터 애들 신체검사를 학교에서 안한거지?)

세군데 중 2곳은 토요일 진료가 없다.
공휴일도 검진 불가.
근로자의 날은 공식적인 빨간날은 아니지만 일단 우리는 노니까 그날 가능하겠지 하고 가까운 병원에 예약을 해봤다.
그러나 그들도 노동자라고 그 날이 휴일이란 메시지창이 뿅 뜬다.

결국 토요일되는 거리가 좀 되는 병원을 선택할 수 밖에 없군.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겠지?
아...  정말 답이 없다.
같은 임금노동자니 근로자의 날에 쉬는 건 반대하지 않지만 맞벌이를 위해서 좀 어떻게 안되나?
예전처럼 학교에서 평일에 하던가.

친구는 오늘 딸 공개수업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을 보면 맨처음 든 생각은 아! 또 휴가내야해?

우리 놀러가자고 휴가냈다가는 이런 식으로 생기는 휴가유발건에 대응할 수가 없겠다.

지난 일이지만
큰넘이 어제 체육대회했는데 참석하지 않으려 했기에 반톡에서 다들 가자고 하는 분위기에 살짝 부담이 되기도 했었다.
할아버지 병원가셔야하는 것땜에 어쩔 수 없이 휴가를 냈고, 덕분에? 녀석 체육대회에 엄마빠 모두 가서 바라보게 되었지만 모든 아이의 부모가 온 게 아니라서 알림장에 써있는대로 아이가 부모에게 오는 것도,  크게 아는 척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
그 자리의 부모가 다 그 알림장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런걸 바라보다보니
친구 아들 다니는 학교는 체육대회 때 부모 오지말라했다는게 차라리 낫겠다 싶어졌다.

학교에서 개인정보보호로 인해서 사진 일체를 공유하지 않아서 가서 보고 찍는 게 답답하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 다른 아이들이 밟혔다.

우리 애도 왔다는걸 알면서도 계속 눈으로 부모를 찾는데 오죽할까.

왠지 씁쓸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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