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불면의 아들, 매니악한 엄마

아맹꼬 2021. 7. 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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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넘이 부모가 사양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사준 민초라떼를 마시고, 그제인가 잠 못 이루는 불면의 밤을 맞이했다.
그날따라 초흥분상태로 보이는 큰넘을 보며 잠 못 잘 수 있으니 일찍 자라고 이야기했지만 말 그대로 흥분상태였던지라 잠자리도 늦었다.
새벽 한시인가 까지 덥다, 춥다 하며 부모까지 못 자게 하더니 결국 동생까지 깨워서 열폭한 난, 니가 못 잔다고 다른 사람까지 못 자게 해서 되겠냐고 새벽에 큰소리로 승질을 냈다.
결국 그날은 아빠가 애랑 거실에서 자는 걸로 해결을 봤다.

그리고 오늘 새벽 세시인가
잠이 안오네 어쩌구하면서 큰넘이 안방으로 넘어왔다.
세명이서 좁은 침대 위에 부대끼다 제일 바깥쪽에 있던 내가 도저히 누울 상황이 안되서 일어나 앉았다 반대쪽으로 누웠더니 아빠가 나보고 애침대에 가서 자란다. 애들 매트에서 자면 꼭 허리가 아파져서 싫다니 결국 아빠님이 가서 자는 걸로 해결.

아침이 되자 못일어나는 녀석을 깨워서 내보내고 나는 좀 더 누워있었다.


그렇게 불면은 해결되는 듯 싶었지만 밤이 되자 큰넘이 또 잠이 안오네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지루한 책을 보라고 모모를 건네줬는데 아빠님은 자야지 왜 책이냐고.
둘째도 덩달아 잠이 안온다며 지도 책을 보겠다고 그러길래, 자라고 자라고 하다가.

감정적인 소모가 일어나면 피곤해져서 자는데 내가 그렇게 해줄까? 아주 눈물 쏙 빠지게 혼나서 엉엉 울면 지쳐서 잠들게 되있거든. 이거 협박인데.

라고 매니악하게 말해버렸다.

그냥 찍소리않고 잔다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울음을 터트린 둘째. 뭐 상상을 했더니 진짜같아서 눈물이 나온다나.

어휴.
결국 그런걸 상상해서 실감하는게 대단한 감수성이네 라는 말도 안되는 칭찬을 해가며 간신히 달랬다.

그사이 큰넘은 심기가 불편한 상태인지라 자는데 하등 문제없는 물건에 꽂혀서 그거 치워달라고.
어휴.


지난 밤 애들에게 쉽게 큰소리로 혼내는 부분을 반성했기에 큰소리로 화내진 않았는데 그럼에도 곱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긴 어렵다.


난 참 매니악한 엄마인듯.



덧. 못자겠다는 두 넘 다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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