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아맹꼬 2018. 7. 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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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쓰여지고 2014년에 번역되어 들어온 책
시골 생활에 대한 환상을 깨기에 딱 좋은 책이랄까. 
아님 진짜 시골 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에게 이정도의 각오는 해야할거다 라고 말해주는 책이랄까.


책 본문 몇 개를 발췌했다.

- 새장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었을 때, 생애에 걸쳐 추구하고 전력할 일이나 취미가 있어서 곧바로 그것들로 옮겨 갈 수 없다면 지금까지 헛되고 무의미하게 살아왔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생활환경으로는 가혹하다는 겁니다.


- 노인들은 시가지에서 살 자신이 없어서 그 땅을 떠날 수 없고, 더욱이 고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는 아들딸들에게 반쯤 버림받은 상태입니다. 얼마 안 있어 당신의 친절이나 도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점차 낯이 두꺼워져서 이것도 해 줬으면 좋겠다, 저것도 해줬으면 좋겠다며 점점 더 부탁을 하고, 업어주면 안아달라는 식으로 응석이 버릇처럼 굳어집니다.

이건 백년손님의 이만기 처가와 상황이 같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사위에게 마을 전체가 일을 시키는 게 이런 이유인가 싶다. 고마워하지만 넌 일해야 한다는. 방송이 끝나고나서 이만기가 더이상 처가를 찾아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건지가 궁금하다.

- 시골에서 살려고 할 때 그 지역 기질은 매우 중요합니다.

-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기 위해 그 곳으로 가는지 처음부터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인적이 드믄 곳에 푼돈이라도 쥐려고 도둑이 되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심해라 하는 내용도 있는데 내용이 참으로 강렬해서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 끄트머리에 다른 작가가 쓴 독후감에도 나랑 동일한 감정을 느낀 것을 보고 좀 안도했다.


내용인 즉, 침실을 요새화해라, 도망칠 비밀문을 만들어라, 자신을 지킬 수제창을 만들고 언제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자세로 찌르는 것을 연습해라

이런 쎈 내용들이다.



도시에서 지금껏 생활한 나에게 시댁에서 왜 한집안에 있는 서너번 연거푸 있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지

왜 남의 시선에 그렇게 신경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나름 이해가 가더라.

동네가 곧 내 집이고 사생활이 개인의 비밀이 아닌 곳이 바로 시골인 것인지라...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판단을 하며 살아왔지만

그것은 온전히 내가 한 결정도 아니고

어찌보면 시키는대로 하는 생활만 해왔다는 말에 ... 왜 내가 이 생활을 접고 뭔가 하려고 할 때

겁이 나는 게 당연한 거구나 싶어지더라.


어렵다.

어디든 생활은 따라간다.

그 말이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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