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7월 3일

아맹꼬 2019. 7. 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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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인가, 그제인가
아침으로 먹을 비피더스를 랑군이 냉장고에서 꺼내면서 자꾸 떨어트린다.
급기야 하나는 입구가 터져버렸다.

내가 몇분 먼저 나오면서
나름 생각한다고 입구가 터진 비피더스를 들고 나왔다.
금새 뒤따라나온 랑군이 건넨 식빵을 먹고 비피더스를 먹으려니 병 주위가 다 젖어있다.
이래저래 신경쓰느라 걸음도 늦어지고
지하철역에서 테깅을 해야하는데
손이 젖어서 주머니안 핸드폰을 조심조심 꺼내느라 랑군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진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돌아보지 않고 앞서가는 걸 보니 화가 치밀었다.
결국 어느 지점에서 혼자 막간다고 뭐라하는 말을 쏟아내며 폭발했다.

그러다 순간 든 생각이
굳이 내가 신경써준답시고 그걸 골라서
이렇게 화를 내고 있구나. 였다.
그 생각이 들자 더이상 화를 내는 게 무의미해졌다.
랑군은 미안?해하며 물티슈를 꺼내주고 했지만 난 미안하다 말하지 않았다.
무심하게 군 건 사실이니까.

그 전날도 광화문역에서 난 내가 먼저 올라온 줄 알고 문자로 위치를 알려주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랑군이 먼저 가고 있는 중이었다.
뒤돌아서 체크하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이런 일들이 서로에게 누적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그냥 서로에 대한 무심함만 남을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이런 일상들때문에 [여자 둘이.]에서의 쌍방간에 미치는 플러스적인 요소가 무엇일까 따져보기가 아주 힘들다.


그냥 좋게좋게가 답일까?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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