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퇴사 10

퇴사자 인 더 하우스 11월 3일

랑군이 출근 준비하는 소리에 깼다. 더 자고 싶은데 ㅠㅠ 이런 아침에 끄적인다는 건, 어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다. 소위 퇴사자로서 꽤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서다. 수도 시설 공사로 인해 이른 아침에 빨래를 계획했지만 내 눈은 8시 11분에 떠졌다.(계획은 7시반) 부랴부랴 둘째를 깨우고 빨래를 돌리고, 대충 떡과 요구르트를 먹이고 어찌어찌 시간맞춰 학교를 보냈다. 심지어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다녀와서 식수받아놓고 머리도 함 감고 휘리릭. 뿅. 짧은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보낸것 같아 뿌듯. (랑군은 애 마음 급하게 했다고 한마디함. 쳇) 여전히 소화가 안되서 실내자전거도 수분타고 제자리뛰기도 하고 뜨개질했다가 쇼파에 누웠다가 오전을 보내고 있는데 11시 반쯤 큰애 온라인학습이 끝났다고 하더라. 밖에..

◇ 날적이 2021.11.03

퇴사자 인 더 하우스 11월 1일 밤,11월 2일 새벽

나를 제외하고 다 자고 있다. 두명은 학생이고 한명은 회사원. 그리고 난? 퇴사를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엄마라는 사람에겐 어불성설. 그래서 다들 자는 이 시간에 이러고 있나보다. 아니다. 원래 나는 올빼미족이다. 부엉이족이 더 괜찮은 표현이려나. 에이 아무려면 어때. 화요일 10시부터 목요일 10시까지 수도 공사를 해서 녹물이 나올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덩달아 나도 바빠졌다. 빨래도 해야하고 마실 물도 받아놔야 하는 기타등등의 막중한 일이 아침 7시 30분부터 예비되어 있다. 얼마나 막중한지 핸드폰 일정에도 기록해 놓을 정도다. ... 나는 한동안 이렇게 집안일에 대한 비하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나 스스로가 힘들어질 텐데. 어딘가에 쏙 박혀서 아무 일도 안하고 싶다..

◇ 날적이 2021.11.02

퇴사자 인 더 하우스 11월 1일

오늘 난 비로소 퇴사자가 되었다. 10월 31일 만근자로 10월 급여와 세금중도정산액까지 포함된 마지막 급여를 받은 지, 3일만이다. 지난 금요일인가 목요일인가에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엄마가 나가는 게 좋으냐 집에 있는 게 좋으냐라는 원초적 질문을 했다. 아이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나 역시 예상했던 답변이긴 했지만, 그 순간 내 선택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남아있는 회사사람에게 여전한 회사분위기나 일 못하는 사람은 역시나 마찬가지구나란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겪는 일인것 마냥 그 순간은 흥분했지만, 곧 나의 퇴사결정이 옳았다는 근거로 삼았다. 만약 랑군과 내가 딩크족이었다면 우리 둘 다 퇴사했을지 모르겠단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몇십억씩 있어야 할 정도로 우리의 씀씀이가 큰 것도 아니고 해외..

◇ 날적이 2021.11.01

칩거 18일째.

회사일을 하지 않은지 18일째가 되었다. 낮잠에게 굴하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3일인가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 ㅠㅠ 온라인 수업을 하거나 학교에 가더라도 1시 이전엔 돌아오는 첫째가 있어서 딱히 혼자인 시간이 거의 없다. 하루에 한시간이 보장될 뿐 개인의 시간은... 끼니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는 듯 하다. 전업주부를 하겠노라 마인드를 바꾼 후 국과 전의 수준이 전보다 올라갔다. 바지락과 근대를 이용해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엄마도 간접적으로 칭찬해줬다. (니 엄마가 너-큰애- 잘먹으니 요리 솜씨가 느나보네. 라고.) 둘째는 거의 매일 등교하는데 아직 혼자 학교를 못간다해서 아침마다 데려다준다. 지난주 금욜, 남자 셋이 다 나가고나서의 적막감 속에서 히히 댔는데, 이번주는 그런날이 없구나. 히히 대다..

◇ 날적이 2021.10.18

퇴사가 결정된 후, 어디까지 일을 하고 나가야 하나.

하면 하는 일인데 나가기 한달 가량 남은 이 시점에 책임을 요하는 일을 건드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남은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그냥 두고 나오는 게 나을까. 전자를 선택할 경우 똥 싸다 만 꼴이 될 수 있다. 후자를 선택할 경우 엄청난 욕을 들으며 수명연장 이러든 저러든 욕 먹긴 매 한가지인데. 일단 만들어놓고 주석처리하고 있다. 페이지 하나하나 배포하는 게 아니라서 중간중간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9월 16일까지 개발일을 하고 영원히 끝이 날까나. 컴파일이니 뭐니 집에서 할 일도 없겠지. 그리고 몇개월 지나면 다 까서 먹으려나. 나름 센스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금은 아깝기도 하고 막상 다른 언어를 공부하려니 공부한다고 써줄 곳이 있을까 싶기도 하구만. 닷넷 웹쪽만 십년 넘게 해서 cs프로그램 ..

◇ 날적이 2021.08.19

퇴사 소식, 아이들에게 전하다

큰애가 세금내는 아이들을 다 읽고 너무 재밌다며 줄거리를 읊기 시작한다. 그러다 시우가 백수가 된 이야기를 할때, 엄마도 이제 백수가 될거라고 추석 전까지만 회사 다니고 이후엔 집에 있을거라고 했더니. 큰 애 눈이 똥그래진다. 작은애나 큰애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마는 회사를 나가던 사람인데 안나간다니, 그보다 돈을 안번다니 이상한가부다. 아, 그럼 엄마는 코로나가 끝나도 집에 있는거예요? 이 말을 하는 큰애의 얼굴에 은근한 웃음이 번지길래, 애들이 그래도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두 애를 안아주었다. 근데 큰 녀석 안기면서 하는 말이 그래도 돈은 벌어야...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글을 쓰고보니 곱씹게되는구나. 백수엄마라는 게 당체 가능한 말이려나. 일하지 않는 엄마라. 집안일 많이 할건데.....

◇ 날적이 2021.08.12

퇴사선물을 골라보다

부서 내에서 10만원 상당의 퇴사 선물을 주는 게 있어서 뭘 받으면 좋을까 고민을 해본다. 1. 뜨개실 2. 코바늘 3. 메가커피 상품권 4. 스뎅후라이팬,웍 세트 ... 딱히 꽂히는 게 없다. 어떤 걸 받아야 길이길이 보전할 것인가 그런 관점에선 2번,4번인데. 2번은 저렴이 세트로 구비한 게 있어서 비싼 걸 다시 들여야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4번으로 해서 26센티 후라이팬, 26센티 웍, 20센티 웍 이렇게 3개하면 얼추 10만원(꽉 채울 수가 없네) 1번 털실을 사면 어떻게든 써먹을 수 있겠지만 (결과물을 당근 통해서 팔 수도 있고) 보관의 문제 등등이 있어서 아무래도 꺼려진다. 역시 4번이 제일 유력하군. 랑군에게 메가커피 이야기하니 그것도 나쁘지않겠단다. 집앞에 있으니 가끔 나가서 마시는거지...

◇ 날적이 2021.08.10

퇴사 준비, 국민 연금 그리고.

퇴사가 확정되니 그다음 이것이 궁금해졌다. 바로 국민연금 몇년도가 되면 고갈되네 마네 하는 국민연금이지만 회사다니면서 열심히 부어온거고 열심히 상납?한 날이 상납해야할 날보다 길어진 시점이 와서 도저히 무시할 수 없게 되어버린 존재. 내가 궁금한 건 퇴사 후 내가 금액을 선택해서 낼 수 있는가, 금액의 최소와 최대는 얼마인가 정도였는데 국민연금 사이트를 가도 그런 부분은 못 찾겠더라. 그래서 1355(국민연금 콜센터)로 상담사와 연결해서 이래저래하니 금액은 어쩌구저쩌구. 질문을 했다. 정확한 퇴사일은 10월 중이 될거라고 하니 달을 채우지 않고 퇴사를 하더라도 그 달까진 국민연금이 온전히 나간다더라. 회사 반, 나 반 사이좋게 내는 건 10월이 마지막이다. 11월이 되면 알아서 서류를 보내서 달에 얼마를..

◇ 날적이 2021.08.06

모호함 끝. 퇴사일자 확정

13년 넘게 퇴사이란 걸 해보지 않아서 그 느낌이 어땠는지 다 잊었다. 이전엔 다음 회사란 게 있었는데 이젠 없다. 일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겠지만 그만큼 절박하지 않은거겠지. 이렇게 된 것도 얼마 안되긴 한거구나. 늘 절박했는데 친정의 가계를 위해 난 일을 해야만 했는데 그래도 그 일들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되니 퇴직이란 것을 결정할 수 있는 날이 오네. 추석 전까지 출근하고 이후는 연차소진. 날이 정해지지 않았을 땐 모호한 느낌이었다면 정해진 이후부턴 퇴사라는 게 확 느껴졌다. 흐릿했던 형체가 또렷해진 것처럼. 둘째에게 내년부턴 돌봄 못 갈거 같은데.라고 하니 만들기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서 싫다네. 초등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건 다문화, 1인부모 등등과 맞벌이 뿐이다. 음. 생각해보니 돌봄은 2학년..

◇ 날적이 2021.08.04

마흔일곱살, 퇴사를 결정하다.

대학교 4학년 12월에 사회로 나와서, 지금까지 대여섯 회사를 거치며 사회생활을 해왔다. 미혼여성, 기혼여성, 워킹맘 으로서의 삶을 살았었고.. 아직 완전한 퇴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전업으로 완벽한 탈바꿈을 하지 않았지만... 이 중간단계에서의 기록을 하고 싶어서 글을 적기 시작한다. 그간 잘 해왔는지 그런것까지는 모르겠고.. 꾸준히 시간을 보내왔다. (현재 그렇게 좋은 일로 퇴사하는 게 아니라서... 잘 못한것인가 싶기도) 지금 회사에서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2008년 6월부터 현재까지니까 13년이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단 생각을 본격적으로 한 건 한 2년? 전부터인가보다.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했을 때, 한번도 그만두란 소리를 하지 않았던 랑군이었는데, 이제는 그만두라고 이야기한다. (중간에..

◇ 날적이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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