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칩거 18일째.

아맹꼬 2021. 10. 1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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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일을 하지 않은지 18일째가 되었다.

낮잠에게 굴하지 않겠노라 다짐했지만
3일인가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
ㅠㅠ

온라인 수업을 하거나 학교에 가더라도 1시 이전엔 돌아오는 첫째가 있어서 딱히 혼자인 시간이 거의 없다.
하루에 한시간이 보장될 뿐 개인의 시간은...




끼니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는 듯 하다.
전업주부를 하겠노라 마인드를 바꾼 후
국과 전의 수준이 전보다 올라갔다.
바지락과 근대를 이용해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엄마도 간접적으로 칭찬해줬다. (니 엄마가 너-큰애- 잘먹으니 요리 솜씨가 느나보네. 라고.)

둘째는 거의 매일 등교하는데 아직 혼자 학교를 못간다해서 아침마다 데려다준다.

지난주 금욜, 남자 셋이 다 나가고나서의 적막감 속에서 히히 댔는데, 이번주는 그런날이 없구나.
히히 대다가 날씨와 신체 컨디션에 굴복해서 오전을 거의 잠으로 소진했더랬지.


유퀴즈에서 나온 파이어족 왈,
생활 속에서 소소한 성취감을 찾을 수 있으면 빠른 은퇴를 해도 잘 적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사 다니는 게 더 낫다고 했었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난 책도 읽고 잘 적응할 수 있겠군. 자신만만했더랬는데 생각보다 독서가 주는 성취감은 덜하더라.
하루에 몇 줄의 글을 읽었다가 주는 성취감은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아서, 결국 뜨개질을 시작했다.

손으로 밥 벌어 먹던 사람이라 손이 놀고 있으면 답답하다고 엄마한테는 이야기했지만 따지고 보면 성취감이 키포인트인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대해 칭찬받고 그런 일련의 행위들이 필요했던거다.
문제는 성취감 얻자고...돈을 쓰는 게 아깝다.
수입으로 이어지게 노력할 수는 있겠지.
요는 이런 걸 선물로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 값어치를 생각해서 사려고 하는 사람들은 적다는 점.

가방 하나 팔아봤지만 들인 시간조차 포함시키지 못한 채 오랜 시간에 걸려서 판거라 낙담하게 된다.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구나. 큰일인건가. 당연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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