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난 비로소 퇴사자가 되었다.
10월 31일 만근자로 10월 급여와 세금중도정산액까지 포함된 마지막 급여를 받은 지, 3일만이다.
지난 금요일인가 목요일인가에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엄마가 나가는 게 좋으냐 집에 있는 게 좋으냐라는 원초적 질문을 했다. 아이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나 역시 예상했던 답변이긴 했지만, 그 순간 내 선택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남아있는 회사사람에게 여전한 회사분위기나 일 못하는 사람은 역시나 마찬가지구나란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겪는 일인것 마냥 그 순간은 흥분했지만, 곧 나의 퇴사결정이 옳았다는 근거로 삼았다.
만약 랑군과 내가 딩크족이었다면
우리 둘 다 퇴사했을지 모르겠단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몇십억씩 있어야 할 정도로 우리의 씀씀이가 큰 것도 아니고 해외여행을 꼭 해야한다는 주의도 아닌지라..
사실, 지금 수준도 우린 만족스러운 상태다.
애들이 브랜드에 영원히 목 메지 않길 바라는 것만 이루어다면 금상첨화일게다.
(뭔가 자기위안적 문장인 듯)
그렇지만 마음 한 켠이 불편한 건 사실이다.
나가서 일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벌이를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그래서 자잘하게 용돈벌이를 하려고 리서치 앱 등을 검색해서 서네개 더 깔았나보다.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게 단점이긴 하다.
아직 연말정산까지 완벽하게 되진 않은 모양이네.
회사에서 날라오는 게 있어야 할건데 아직 무소식.
국민연금에서도 개인이 내는 시점이 되면 전화준댔는데.
뭔가 빨리 정리하고 싶어하는 이 조급함 덕분에 회사 일도 빨리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나를 갉아먹는구나.
결혼의 이점을 취한 내가,
언젠가 랑군에게도 같은 혜택을 취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오늘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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