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퇴사자 인 더 하우스 11월 1일 밤,11월 2일 새벽

아맹꼬 2021. 11. 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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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제외하고 다 자고 있다.
두명은 학생이고 한명은 회사원.
그리고 난?

퇴사를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엄마라는 사람에겐 어불성설.
그래서 다들 자는 이 시간에 이러고 있나보다.
아니다. 원래 나는 올빼미족이다.
부엉이족이 더 괜찮은 표현이려나. 에이 아무려면 어때.




화요일 10시부터 목요일 10시까지 수도 공사를 해서 녹물이 나올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덩달아 나도 바빠졌다.
빨래도 해야하고 마실 물도 받아놔야 하는 기타등등의 막중한 일이 아침 7시 30분부터 예비되어 있다.

얼마나 막중한지 핸드폰 일정에도 기록해 놓을 정도다.
...




나는 한동안 이렇게 집안일에 대한 비하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나 스스로가 힘들어질 텐데.


어딘가에 쏙 박혀서 아무 일도 안하고 싶다.






랑군이 만들어놓은 아침을 먹이고 둘째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잠시 은행에 들려 카드깡?한 돈을 입금했다.
아는 사람 집에서 차를 마셨다. 고구마말랭이도 받아왔다.
큰애 이가 빠졌다. 초코를 먹으면서 혀로 이를 밀다가 자연스럽게 빠졌다. 빠진 이를 찍었다.
큰애가 라면 끓이는 법을 알려달래서 점심에 그렇게 하게 했다. 물론 옆에 딱 붙어서있으면서 계속 지시했다. 끓이는 모습과 먹는 모습을 찍었다.
애들 가방 두는 곳과 신발장 쪽을 아주 약간 손 봤다. 그걸 찍었다.
저녁에 어제 먹고 남은 고기를 가위로 난도질한 후 들기름과 굴소스, 양배추를 첨가해서 볶음밥을 만들어주었다. 김가루도 잊지않고 뿌렸다.
무늬를 넣은 코바늘 뜨개를 합체해서 가방본체를 만들었는데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결할지 검색해 봤다.
하루치 설거지를 몰아서 했다. 하루치래도 많지 않았다. 랑군이 밥 먹으려고 할 때 꺼내놓은 숟가락이 없어서 하나 더 꺼내야 했던 것을 제외하곤 딱히 문제가 없었다.
둘째가 아일랜드 식탁 위에서 철푸덕 떨어졌다. 오늘도 대성통곡의 시간이 있었다.



랑군이 큰애에게 영양제랑 유산균 먹었는지 물어본다.
내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랑군이 큰애에게 교정기 늘렸냐고 물어본다.
내가 아니. 아무것도 안했어라고 대답했다.

진짜 아무것도 안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저녁 심하게 복통을 앓고 지금까지 여파가 남아있다.
소화가 안되면 몸살이 온 것처럼 몸이 들들 꼬인다.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쑤신다. 온 몸의 피가 위장쪽에 쏠린 탓인가. 그런데 내 장은 정체중인것 같다.
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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