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퇴사자 인 더 하우스 11월 3일

아맹꼬 2021. 11. 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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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군이 출근 준비하는 소리에 깼다.
더 자고 싶은데 ㅠㅠ


이런 아침에 끄적인다는 건, 어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다.
소위 퇴사자로서 꽤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서다.


수도 시설 공사로 인해 이른 아침에 빨래를 계획했지만 내 눈은 8시 11분에 떠졌다.(계획은 7시반)
부랴부랴 둘째를 깨우고 빨래를 돌리고, 대충 떡과 요구르트를 먹이고 어찌어찌 시간맞춰 학교를 보냈다.
심지어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다녀와서 식수받아놓고 머리도 함 감고 휘리릭. 뿅.


짧은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보낸것 같아 뿌듯.
(랑군은 애 마음 급하게 했다고 한마디함. 쳇)


여전히 소화가 안되서 실내자전거도 수분타고 제자리뛰기도 하고 뜨개질했다가 쇼파에 누웠다가 오전을 보내고 있는데 11시 반쯤 큰애 온라인학습이 끝났다고 하더라.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점심 사먹을까?
그렇게 점심 산책을 했다.
애가 좋아하는 라볶이에 참치김밥 둘이서 나눠 먹고 공원에 가니 이것 참.

날씨는 너무 좋았고 단풍도 딱 좋을 타이밍.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지는 단풍들이 봄철 벚꽃에, 그리고 겨울철 눈에 비견되더라. 아! 눈같아.

온통 노랗고 붉다.
빨갛다라는 말보단 붉다.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대단해!


큰애와 감성터지는 점심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 맛이구나.
이게 진정한 퇴사자의 삶이로구나.
비타민D도 합성하고 정말 잉여로움 그 자체였다.
(창을 통과한 햇빛으론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없단 걸 어제 아침방송을 통해 알게됨. 여태 애들한테 베란다가서 해 쬐라고 했는데 쓸데없는 짓이었음)


기분이가 좋아진 아들과 나.
덕분에 오후도 그럭저럭 보냈다.
애들이 늘쩡거려서 잠깐 소리친 것 외엔.
맛있는 김치찌개에 모두가 행복해했고 애들 유산균도 먹였고 큰애 교정기도 늘렸고. 비타민 하나만 빼먹고 다 한 하루.
그래서 랑군에게 저녁설거지 요청(떠넘김에 가까움)했다.




과연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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