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할까?

큰녀석은 일주일에 2일 혹은 3일 등교를 한다.

지난 주 목,금은 두 녀석 모두 등교하는 날이었다.
가끔씩 돌아오는 어른들만의 오전이 예정된 날들을 의미한다.(어른들만의 시간이래봤자 점심 되는대로 먹기 정도나 한다. ㅋ)

나름 들뜬 마음으로 목요일을 맞이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문자가 오기 시작한다.
학교 학생 중 확진자가 나와서 긴급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는 내용이다.

평화의 시간은 글렀다.
대신,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애들은 최대한 잠을 자는 행운을 누렸다.


...
10시쯤인가 또다른 문자가 온다.
둘째의 반과 그 옆반 전체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학교 운동장에 임시 선별진료소가 세워졌으니 1시50분까지 운동장으로 오란다.

전에 나도 검사를 받아봤기 때문에 검사 자체가 주는 고통을 알고 있어서 애들만은 받지 않길 바랐는데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구나.


둘째 친구까지 데리고 검사받으러 학교를 갔다.
애들은 정문으로 들어가서 후문으로 나오는 거라 학부모는 후문에서 대기하면 되는거였다.
애들을 들여보내고 후문으로 이동했는데, 와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운집해 있더라.
쉼터, 놀이터도 있는 곳이라 노는 애들과 쉬는 할머니들에 대기 중인 학부모들까지 더해져서 바글바글.

검사하는 곳이 후문쪽에 위치해서 담 넘어로 애들을 볼 수 있었지만 나뭇가지들 땜에 명확하게 볼 순 없었다. 학부모들이 담에 달라붙어있거나 기웃거리거나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다보니, 어떤 할머니가 왜 이렇게 있냐고, 애들 운동회라도 하는거냐고 나한테 묻더라는.
사실대로 코로나 검사중이라고 말해주고 애들을 기다렸다.

애 둘 다 내 위치를 금방 찾지못해서 찾아헤맸다고 하는데 울 둘째는 검사할 때 안울고는 나 찾느라 힘들었다며 울더라-둘째 친구는 검사할때 눈물찔끔-

이래저래 검사 마치고 귀가해서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이른 시간에 둘째 검사결과가 음성이란 문자를 받았다. 그래서 예정된 전시회도 가고 밥도 먹고 백신2차 접종도 하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주말은 기록 스킵.


그리고 월요일, 오늘.
드디어 두녀석이 다 등교하겠구나하고 얼씨구나 했는데!
학교에 추가확진자가 나와서 큰넘은 또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었다.

그나마 둘째는 등교.





월요일에 정상등교라고 했잖아요.
내가 큰 거 바란거 아니잖아요.
점심 한 끼 애들 생각하지 않고 되는대로 먹자는 작은 거 바랐잖아요.
(그렇다고 애들 잘 챙기는 것도 아니지만 ㅠㅠ)



과연 이래서 11월부터 일상회복이 되겠냐고.

퇴사는 했는데
집에서 나혼자 조용히 보낸 날이 딱 하루였나보다.

앞으로의 나날들이 더 많으니 초반에 조바심낼 것까진 없겠지만 누리고 싶을 때 못 누린단 생각에 좀 더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