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마흔일곱살, 퇴사를 결정하다.

아맹꼬 2021. 7. 3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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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12월에 사회로 나와서, 지금까지 대여섯 회사를 거치며 사회생활을 해왔다.
미혼여성, 기혼여성, 워킹맘 으로서의 삶을 살았었고.. 아직 완전한 퇴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전업으로 완벽한 탈바꿈을 하지 않았지만... 이 중간단계에서의 기록을 하고 싶어서 글을 적기 시작한다.
그간 잘 해왔는지 그런것까지는 모르겠고.. 꾸준히 시간을 보내왔다.
(현재 그렇게 좋은 일로 퇴사하는 게 아니라서... 잘 못한것인가 싶기도)
지금 회사에서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2008년 6월부터 현재까지니까 13년이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단 생각을 본격적으로 한 건 한 2년? 전부터인가보다.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했을 때, 한번도 그만두란 소리를 하지 않았던 랑군이었는데, 이제는 그만두라고 이야기한다.
(중간에 내가 종용한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사람은 일적으로 힘든건 버틸 수 있다.
일은 언젠가 종료시점이 있으니까. 그 시기가 지나면 또 급여와 휴가 등에 취해서 퇴사의지가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정신적으로 힘든건 버티기 힘들더라.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버티기 힘들었다.
사람과의 마찰이 일어나면 무엇이든 쌍방과실인데 한 쪽은 소위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고, 한 쪽은 아닐 경우
쌍방과실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쌍방과실이라고 여기더라도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처리되지 않는다. 뭐 아닐수도.. 내가 경험한 게 백퍼는 아니니까.(그리고 상대방은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겠지.. ... 알게 뭐냐!)
중년의 삶이 어떤지 검색해봤다. 퇴직 이후의 삶이라던가, 회사 생활을 하는가. 등등.
오십이 넘어서도 잘 버티고 있다는 어떤 여자사람의 글이 눈에 띄었다.
외국으로 나가서 개발자 생활을 하는 남자사람의 글도 있었다.
역시나 많은 건 준비를 잘 해야 한다다. 돈을 열심히 모아야 하는 이유 등등.

여튼, 마흔 일곱살의 여성은 퇴사를 결정했고
마흔 일곱살의 전업주부로 변신하려고 한다.
어마어마하게 정신줄을 잘 잡고 있지 않으면 늘어지는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조심하자.

돈은 어떻게든 되겠지. 열심히 근검절약하면서 살아야지.
책은 도서관에서.. 혹은 이북까지만.... 정말 보유하고 싶은 책이 생기면 중고책
애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냐는 회유의 말이 있었지만
둘째가 초2. 노예10년은 불가능해. 그리고 전국의 외벌이 가정의 아이들도 잘 살고 있구만..
내 가족을 위해서 내 건강을 선택했고, 그래서 퇴사한다.
모아놓은 돈이 많았다면 랑군도 함께 바이바이했을텐데
그 점은 무척이나 미안하구나. 나만 먼저, 선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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