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늑막염? 폐에 물이 찼다.

아맹꼬 2020. 10. 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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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다음날부터 옆구리가 답답했다.
복부에 가스가 차서 그러려니, 괜찮아지겠거니하고,
연휴기도 해서 나중에 병원가야지하고 넘겼다.

한주가 지나고 목요일.
독감주사도 맞을 겸, 랑군이랑 둘이 병원을 갔다.
간 김에 의사샘에게 옆구리에서 소리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청진을 꼼꼼히 하고 위치가 늑막쪽이라고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한다.

사진 속 폐 등은 깨끗해보이는데 소리가 나니 약처방받고 독감은 맞지 말라고해서, 랑군만 맞았다.

그리고 금요일 밤, 새로운 통증을 맛봤다.
옆구리를 바늘로 찌르는듯한 아픔이 움직일 때나 숨 쉴때마다 느껴졌다.
잠도 거의 못 자고 간신히 잠들었어도 꿈속에서조차 통증에 시달렸다.

토요일, 다시 병원 방문.
통증이 생겼다니 다시 엑스레이.
근데 여전히 나타나는게 없다.

결국 소견서와 함께 큰병원으로 가서 ct찍으라는 의사샘의 결정이 떨어지고, 의사샘이 권하는 병원으로 갔다.

역시나 코로나로 인해 마른기침과 37.5도의 열이 발목을 잡는다. 샘이 가라는 병원은 거부당하고 더 큰 병원으로 다시 이동. 그리고 마찬가지로 발목잡혀서 선별진료소에서 신상털이와 엑스레이 또 찍음.
간신히 응급실까진 들어갔는데 피뽑고 링겔 꽂고 기다리고 열재고 기다리고 이거하고 기다리고 저거하고 기다리고.
콩팥인가 기능이 정상이란 소리 듣고 ct까지 찍기까지 몇시간은 우습게 가더라.
ct 찍고 결과가 한참 후에 나왔다. 좌측 폐 사이에 물이 찼지만 워낙 소량이라 뽑아낼 정도는 아니고 약으로 말릴 수 있는 정도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전달해주더라.
자세한 것은 외래를 잡아서 들어야한다고 했던가.
약 처방있으니 수납하고 받아가래서 이젠 끝이구나 하고 돌아나왔는데, 밖에 나와 수납하는 순간부터 추워지더니 약받으러 가는 동안 오한이 와서 사지가 덜덜 떨리는거라.

약 전달받을 땐 눈물이 날 정도로 춥고 떨려서 결국 응급실로 다시 들어갔다.

나름 멀쩡하게 나간 인간이 덜덜 떨면서 숨까지 몰아쉬고 들어오니 응급실 사람들이 후다닥 나를 챙긴다.
열을 재보니 39도 가량.
당뇨있냐고 두어번 물어봤는데 지금까지 당뇨에 대한 건 없어서 그렇다고 말했지만 믿기지 않았는지 당뇨 검사까지 했다. 결과는 80.
당뇨에 대한 건 전혀 모르니 80 이란 수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데 샘들이 80?하고 놀라는 듯 해서 그게 높은거냐고 되물어야 했다.
샘들이 정상이예요. 라고 해서 내 증상이 저혈당쇼크같이 보이나 생각이 들었다.
하긴 아침 먹고 저녁 6시가 되도록 물도 안마셨으니.

병원에서 가지고 있는 포도당 함유량이 두번째로 높다는 링겔과 애기들이 맞는다는 해열제를 맞아도 열이 안 떨어져서 항생제까지 맞았다.
열은 38도라는데 컨디션은 참 좋았다는게 아이러니.

무튼 항생제까지 맞고 나서야 37.8도인지까지 떨어짐.
좀 더 열을 내려야한다고 겨드랑이에 얼음팩까지 꼈다.
중간에 랑군이 사다준 초코도 좀 먹어서 그런지 컨디션은 좋더라. ㅋ
이래저래 열이 떨어진 것 같아서 날 보내주더군.

응급실에 2시쯤 들어가서 9시에 나왔다.

격무?에 시달린 랑군은 몸살이 났다.



처방해준 약을 다 먹고 첫번째 동네병원가서 다시 동일 약으로 처방받아 먹고 있는 상태.
내일 오후에 외래 예약이 잡혀서 간다.

무지에서 오는 천진함이랄까.
물이 많이 찼다면 옆구리에 구멍 뚫어서 물을 빼냈을텐데 그정도는 아니었던지라 약 먹으면 된다고 해서 하루이틀이면 나으려니 생각했는데 아직도 증상이 남아있다.
진통제 부작용인지 몸이 부어서 진통제는 안 먹고 있다.
그래서인가 기침이 좀 더 난다.
전철에서 어떤 할머니가 도망갈 정도로.
그리고 누우면 숨이 찬다.
꼭 만삭 때 숨 찬것처럼 답답하다.

여전히 무지하므로
천진하게 걍 넘어가겠거니 하고 있다.

내일 병원 다녀와서 그것도 기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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