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낳고 젖먹이던 시절
둘째가 안고 먹이려고 하면 잘 빨지 않고 울고 불고 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밤중에 졸린데 지가 배고프다고 울고불고 했으면 먹어야 하는데 안 먹고 울기만 하니
어느 날, 쌓이고 쌓인 게 폭발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쟁이에게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다.
너 왜 그래!!!!
5년이나 지난 지금도 그 때 일이 생각난다.
그 이후로는 둘째가 못생겼다... 라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지난 일요일, 이런저런 사유로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이 안 좋은 날
랑군도 (남들이 보면 부럽겠지만) 열심히 청소만 해대서 속으로 부글부글 했었는데
애들까지 치대는거다.
아.. 정말 하루종일 소리질러댔다.
둘째는 평소와 다름없이 엄마랑 놀거라고 계속 따라다니는데
(아빠가 청소한다고 박혀있으니)
그 모습을 정말 아무 감정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엄마 좀 내버려 두라고 했다.
좀 나아질까 하고 잠을 좀 잤는데 되려 머리만 더 아파졌다.
결국 나도 사람인거다.
내 컨디션이 좋아야 애정이고 뭐고도 있는거다.
속 좋은? 사람들은 희생정신이 부족해서 그런거다 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뒤 이어 나오는 소리는 우리네 엄마 시절에는 다 참고 견뎠다 라고 한다.
웃기고 있네.
그 시절 엄마들이 지금의 엄마들보다 매도 더 들고 소리도 더 질렀다.
남편이 육아에 등한시하고 (사회생활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어느 곳이고 의지할 곳 없는 엄마들의 감정은 다 어디로 쏟아지겠나.
예전에는 그나마 동네 아줌마들이랑 뒷다마로 풀기라도 했고 나머지는 (그 순간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거지.
소리를 지른다던가 하는 것도 어찌보면 습관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요소가 필요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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