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자두아빠와 미라이아빠

아맹꼬 2019. 2. 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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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미라이를 보고
며칠 후 티비에서 안녕자두야를 봤다.

둘다 아이들과 함께 보았는데
자두야는 함께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이유는 만화 속 아빠의 모습때문이다.

미래의 미라이에서 나오는 아빠는 첫째 땐 엄마에게 육아를 전적으로 맡겼지만, 둘째 때부턴 본인이 프리랜서고 와이프는 육아휴직이 거의 없이 출근해야하는 상황이라 본인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기를 먹이고 씻기고 하는 것들을 아내에게 전수받으며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아이도 아빠도 적응해가며 성장해간다.
(외동이었던 아이가 동생을 맞이한 후 가족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힘들어하지만, 결국 동생을 인정한다는 것이 만화의 핵심인데 난 다른 측면을 봤다)

그에 반해 자두아빠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아빠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친정엄마의 병간호로 일주일간 자리를 비운 엄마를 보며 가족들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준 용돈으로 과자등을 잔뜩 사고 그것만 먹고 지내다 복통이 나서 화장실을 왔다갔다한다.
아빠는 와이프가 없다고 아이들에게 말도 하지않고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술을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고 놀면서 아이들을 전혀 돌보지 않는다.
결국 아이들은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하고 벌레가 드글거리는 집안에서 방치되고 있다 집에 숨어들어온 도둑에게 메달린다.
마지막 즈음에 아빠가 1차로 술자리를 끝내고 치킨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그마저도 애들에게 전하지 못한다.

집이 단독이고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설정으로 봐선 80년대 배경이라고 보여지지만, 지금은 2019년이다.
요즘같으면 아동학대로 자두아빠는 메스컴을 탈 거다.

안녕자두야에서의 자두는 상당히 당찬 아이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 뿐.
엄마는 전업주부에 혼자 아등바등 살림을 난다.
아빠는 늘 티비나 신문을 보고 앉아 있다.
경제개념은 엄마에게만 있다.


미라이 아빠와 자두아빠의 갭은 언제쯤 좁아질까.
답답하구나.



덧. 글을 쓰고나서 안녕자두야늘 찾아보니 97년에 나온 지면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거로군.
아직까지 연재 중이라고.
현재의 자두아빠는 20년간 전혀 성장이 없을까? 요즘의 내용은 아직 티비만화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거니 자두아빠는 여전한지 어떤지 모르겠다.

추가덧. 내가 본 에피소드는 시즌1-12편이었네. 그때의 시대배경은 진짜7,80년대였다고. ㅡㅡ;
그당시라면 동네아줌마라도 애들을 챙겨줬을건데 이상해.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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