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둘째 이야기] 네 살 치과 치료

아맹꼬 2016. 10. 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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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녀석의 좌측 하단 어금니 하나가 이상하다.

구멍이 있는 것 같다.

그 안에 음식물이 자주 낀다.


큰녀석 참관수업이 있는 날이라 연차 낸 날

쉬는 김에 치과를 데려갔다.


잠깐 안에만 보자 하는데

난리를 피우는 통에 의사샘님이 그 동안 지쳤다.

얼핏 봤는데 충치가 두개란다. ㅠㅠ

그래서 본 김에 바로 치료하자고 했다.


바로 포박 시작.

개구개 끼우고 살펴보니... 충치 네개다. 

아래 어금니들은 다 썩었다고 봐도 무방. ㅠㅠ


형보다 단거 더 많이 먹더니만.. 

더 많이 물고 있더니만.. 

그렇게 치카치카 하는데 도망을 가더니만.. 


큰녀석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썩었다.


차이점은 큰 녀석은 상대적으로 닦기 힘든 윗니 쪽이 썩었는데 

이 녀석은 아래쪽 위주로만 썩음.


한쪽 두개를 치료하고 씌운다.

둘째, 엄청나게 운다.

지금까지 울었던 것들은 전부 페이크였던가.. 싶을 정도로 절박하게 울어댄다.

온 힘을 다 해 우는 소리가 치과 안을 메우니

차례를 기다리던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더니 몇살이냐 묻는다.


"네살이예요." 말하고는

조그맣게 "다 엄마가 치솔질 제대로 못해줘서 그래요"

라고 자책했다.

(자책감은 금방 버려버리긴 했지만)


한쪽 치료가 끝나니 의사가 부른다.

반대쪽도 두개 있는 거 어떻게 할거냐고

... 하는 김에 다 해주세요.


애는 기운이 빠져서 우는 소리가 처음보다 70% 정도로 줄어들었는데

엄마란 작자는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 부분은 애들 성향마다 다른데 둘째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큰 녀석과 같이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큰 녀석은 그 일에 대해서 하루 이틀 이야기하고 말았는데

이 녀석은 병원 갈 때마다 이야기를 한다. 


아마, 치료 후 치과 건물 앞이라던가 치과 앞에서 어떤 말로 회유를 하더라도 난리피울거라

힘이 들어도 오늘 다 해치우는 게 낫다고 판단이 섰다.


위 쪽 실란트 씌우는 것도 문의하니

(기진맥진한 표정으로)의사샘님이 다음에 하시죠 한다.


독한 엄마 금방 되는 거면 오늘 다 해주세요 했다.


결국 위 쪽 실란트까지 씌운 후 포박에서 풀려난 둘째.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고

눈물 콧물 범벅

(콧물이 많아져서 눈이 부어있는데 거기다가 더해서) 팅팅 부은 눈


안겨서 펑펑펑 울어댄다.

계속 울면 치료 더할거래 하니 뚝.

(ㅋ)


결제는 32만원.

레진 5만원 * 4개

실란트 3만원 * 4개(둘째 나이는 보험 처리가 안된다고 하는 거 보면 일정 연령이 되면 보험처리가 되나부다)


ㅎㄷㄷ하다.


오늘의 성과라고 한다면

둘째 녀석이 치과 가기 싫으면 치카치카 잘해야 한다는 말에

바로바로 "네"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진즉에 그러지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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