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매너남

아맹꼬 2017. 4. 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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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지하철 안
노약자석에 앉은 한 초중년으로 보이는
남자 옆에 서게 되었다.

나이와 신체 상태로는 노약자석에 앉지 말았어야 할 사람인데?!?

그 남자, 의식해서는 아니겠지만 기침을 쎄게 한다.
기침을 쎄게 하면서 두유를 세차게 마신다.
마지막까지 들이키겠다는 의지로 쭈욱쭈욱 소리내며 마신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소리내어 들이킨 후
가방에서 작은 비닐을 부스럭부스럭 꺼낸다.
견과류 모듬인가?
무튼 그것도 열심히 먹는다.
다 먹고나자 힘이 떨어진건가...
비닐을 든 손이 바닥을 향해 툭 떨어진다.
그리고 비닐 들 힘이 완전히 소진되었는지 비닐을 놓치고 만다.

그 일련의 과정을 본 나는 너무 놀라서
일부러 떨어뜨렸다는걸 알기에
일부러 주워서 그 사람에게 건네주었다.

건네받은 비닐을 가방 위에 놓은 그 남자는
갑자기 가방 안을 뒤적이기 시작한다.
뒤적이는 가방 위에 애처롭게 놓여있던 비닐은 또다시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남자는 비닐을 줍지 않는다.
아! 이 허술한 고의성이라니.

내릴 때가 되어 더이상 나도 비닐을 어찌하지 못하였는데 그 남자도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릴 떠버렸다.

매너가 없어도 그렇게 없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니.
두유팩이라도 손에 들고 갔으니 일말의 양심은 있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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