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38)골든아워 1,2. 이국종

아맹꼬 2019. 7. 2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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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미간이 구겨졌다.
한권을 다 읽고 두권 반을 읽으면서
어쩜 이다지도 나아진 게 하나도 없는가
왜 이럴까.




외상센터의 존재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나 역시 권력이나 아는 의사나 의사를 소개시켜줄 인맥따윈 없으므로 이국종교수가 말하는 블루컬러와 다를 바 없기에 이 센터를 알고 있어야하고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교통사고가 났을 때
다리나 팔만 부러지지 않는다.
내장기관도 박살이 나고
머리가 깨지기도 한다.
이 상태일때 엠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가면 이런저런 검사하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채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응급실엔 실제 책임질 수 있는 케파의 의사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
그나마 응급실에 도착하기라도 하면 다행이겠지.
길에서 이동 중에 죽을 가능성도 있단다.

그래서 헬기가 필요하단다.
아니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 목숨 구하려고 띄운 헬기를 시끄럽다고 민원넣고 환자를 실어야하는데 잔디 죽는다고 헬기착륙을 모두가 기피한다고 한다.


오늘 퇴근길 전철안에서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답답한 실내였고 어른도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인데 아기는 오죽할까.
한정거장의 간격이 꽤 되서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아이의 불편함은 해결되지 못하니 아이의 울음은 귓전을 거의 찢을 정도로 커졌다.
지하철 안 사람 중에 무어라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괜히 걱정이 되서 일부러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불쌍해라... 라고 소리를 내었다. 내 말이 부디 상황을 이해시키는 말이 되길 바랐다.
아이 둘을 낳아 키웠지만 그런 상황에서 적극적이 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책을 통해 누군가 좋은 상황, 옳은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다.
한사람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두사람의 행동이 더 많은 사람을 이해시키고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



두권을 다 읽었지만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이국종 교수가 많이 쓰는 표현대로
지난한 과정들만 즐비하다.
아직 결론이 나지않은 일이라 기록물이 더 나올 것이라 그것만이 희망이 되려나.
부디 3권이 나오는 시점에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쓰여있길.




울 집 근처에도 권역외상센터가 있어서 밤에도 헬기소리가 들렸었다.
하지만 아주대처럼 하루에도 몇번씩은 아닌것 같다.
야간 출동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던가?
그땐 하루에 두어번 들리긴 했던것 같다.
모르던 시절에도 환자가 많은가보다 라고 생각했을 뿐 소음이 문제라고 생각치 않았다.
되려 헬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지금이 제대로 일하지 않는건가 싶어지는군.



이 책은 강권한다.
읽는 것 자체로 상황이 달라지는 건 없지만
개인의 시각은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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