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맹꼬 2020. 3. 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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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끄고 집에 있거나 동네를 다니면
그냥 아무 일도 없는 것 같다.
페스트를 피해 성 안에 사는 귀족들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우리집에 불청객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며
밖에 나갈 때 마스크를 쓰고
잠깐의 외출에도 손 닦고 세수까지 한다.
조금 더 하면 물가글까지.

 

 

모든 일은 지나간다.
언제고 이 일도 지나간 일이 될거다.
다만 그 종료 시점을 알지 못해 두려운거다.
각자 내일이라도 끝내자는 마음가짐으로
조심하고 주의하면 좋겠다.

한참
코로나19에 대해서
신천지에 대해서
우한에 대해서
갑이지 못한 나라에 대해서
갑질하는 나라들에 대해서
카더라에 대해서
화가 났었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그 무력함에 대해
너무 짜증이 났다.

동족을 돈 같은 가상의 존재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취급해버리는 인간에 대해서도
환멸이 느껴졌다.

 

그러다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며
고작 페트병에 붙어있는 비닐 떼는 것도 귀찮아하는
내 행동으로
누굴 원망하냐 싶더라.

아픈 사람들이 무슨 죄겠냐
그냥 몸살이나 감기겠지 하는 생각으로
모른 채 돌아다닌 사람들이려니
그렇게 바라보면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가끔 독감 걸렸을 때 나 혼자 아프기 아까우니 퍼뜨려야지 한 사람도 있다 들었는데 이건 아니겠지.

아! 또 불신.

ㅠ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독교는 아니지만
애 낳을 때도 이 문장으로 견뎠기에
이번에도 이 문장에 내 마음을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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