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엄마 이야기] 니가 아픈만큼 나도 아프다.

아맹꼬 2017. 1. 30.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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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당일 밥상머리에서 떼부리는 둘째
또다시 훈육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야기해도 전혀 듣지않고 징징거리며 울고 밥이고 뭐고 안중에 없다.
부엌에 문 닫고 잡고 세우는데 또 반항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암소리없이 지나가주면 금방 끝날건데 한소리씩 하는 통에 더 오래 갔다.
떡국을 먹었는데 어떻게 넘어갔는지 모르겠다.
애가 혼나고 바로 먹으면 체할까봐 그만 먹겠다할때 그냥 보냈다.

그리고 어제
이번엔 큰녀석이다.
좀 이상한 밥상을 준비하긴 했지만
큰넘이 자기가 원하는 밥상이 아니라면서 울먹거린다.
고기랑 먹어야한다길래 해주겠다고하고 양념이 잘 배어들지않아서 맛이 없을지도 모른다고하니 어찌 이해를 한건지 완전 삐져서 안방침대에 드러눕는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와계셔서 좋게 넘어가보려고 조용조용 협박을 했다.
차라리 그때 제대로 혼을 냈다면 감정정리되서 밥상에 앉았을건데 계속 삐져있는 상태다.
왜 그러는건지 말을 해보라해도 대답은 모르겠다다.
삐졌을 때 그 당시의 감정을 떠보았다면 그걸로 끝이 났을건데 고기해주느라 방치를 한게 화근이었던듯 싶다.

밥상 앞에서도 계속 지 동생에게 짜증내고
거기다가 할머니가 몇마디 거들어주니 더하다.
급기야 쌈을 싸주는데 평소엔 먹을 크기를 크다며 그러고 지 동생과 투닥하다가 내손에 있는 쌈을 쳐서 떨어뜨렸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난, 밥상을 손으로 내리친 다음, 애를 데리고 안방에 가서 손들고 벌을 세웠다.
낮게 감정을 배제한 어조로 아이에게 이야기를 했어야했는데 큰소리를 쳤다.
아.  정말이지 쉽지 않다.

둘째도 덩달아 쫄았다.

혼내고 한번 안아주고 스스로 밥먹으면서 아들은 감정이 정리되었는데 뭔가 방법적으로 억압한 것 같아 난 아직까지 정리가 되지않는다.
뭔가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은 아니지만
내가 행한 방법이 아이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사실 그러고나서 서둘러가시는 엄마 아빠가 마음에 걸렸다. 엄마에게 전화하니 마침 아빠가 받아 종종 앞에서 애 혼내도 이해해달라고 했다.
아빠는 그건 잘한거라면서 걱정하지말라 하셨다.

뭔가 구원받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답이 없고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아마도 끊임없이 누군가의 말을 듣고
묻고 찾아보고 책을 보고 하는거겠지.

그렇지만 내 행동에 대한 피드백은 처음이다.
내 부모니 아무래도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몸은 마음보다 뒤에 문제를 일으켰고
목이 잠기고 진땀이 나기 시작해서
쌍화탕 한병 마셨다.

아들들아
어떤 부모든 자식의 눈물을 보고싶은 부모는 없단다.
너희 눈에 눈물나게 한 날은 엄마가 참 힘들다.
잘한건지
너희를 억누르는건 아닌지
엄마를 싫어하게되는 건 아닌지

엄마도 꽤나 감정적인 사람이고
눈물도 많은 사람인데
울지말라 가르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울기만 하는 사람에게 냉정하다.
그러니 울지말고 니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니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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