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간만 사노 요코씨 책이다.
카트에 담아두고 사지 않았던 책인데 다 보고나니 살까 말까 고민이 된다.
지금까지의 사노 요코씨 책들은 죄다 에세이인지라 내용이 겹치는 게 많다.
특히 어릴 때 이야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어린 시절을 겪었다면 그건 거짓일테니.
적어도 사노씨는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깐.
고양시에 사는 사람이 빌린 책을 또 빌려 읽은 거.
사노씨가 여기저기 연재한 글을 한데 모아 만든 책이기 때문에 짧막짧막하고 초반에는 편지체로 서술되다가 뒤에는 이전 책과 동일한 형식이다.
이런 글들은 책을 내면서 부러 발췌해서 넣은 거...일 듯 하다.
뱀 이야기에서 발췌된 이야기다.
죽은 척 하는 뱀이 잠깐 방심한 사이에 사라락 사라져버린 것을 두고 이렇게 사고한다.
미끈미끈.. 살아남아볼까나.
몇 살 때 쓴 글인지 모르겠지만 인생을 통틀어서 죽음에 대해서 늘 초연하다.
무덤 자리를 선택할 때도 이것저것 따지는 데 이 또한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자식이 다 자라서 저렇게 초연할 수 있다.
난 아직 (애들이) 어려서 그럴 수가 없다구.
벼랑 끝 낡은 집에서 살다가 결국 마룻바닥이 갈라져 그 밑으로 떨어진 할머니 이야기.
대부분 그 할머니에 대한 죽음에 대해서, 왜 거기에서 살아서 그런 꼴을 당하나 라는 것이 촛점을 맞추는데 반해
사노씨는 그 할머니를 부러워한다.
자신답게 죽는 것에 대해 부러워한다.
되려 감정없이 사건을 보도하는 가식적인 면에 대해서 조롱한다.
실제 그 사건을 이야기했던 앵커는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나. 궁금하군.
뒷부분은 사노씨가 (내용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읽었던 책이나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중 육아서에 대한 내용인데, 아마도 육아서를 읽는 모든 엄마들이 느끼는 감정이지 싶다.
책은 책일 뿐이고, 책 내용대로 한다고 해서 아이가 그대로 자란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그래요. 우산이나 준비하자고요.
캡쳐하지 않은 내용 중에 육아서는 한 인간에 대한 보고서같은 느낌이라고..
나도 육아서류를 보면 늘 내 어린시절, 나의 엄마아빠가 생각난다.
(막연하게 아는 프로이트 이론에 근거하여) 내 행동 등에 대한 근원적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말로는 귀찮다 귀찮다 하면서도
보면 꽤나 부지런한 사노씨.
다음이 있다면 꼭 우리 친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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