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가운데든, 가운데를 둘러싸든

아맹꼬 2019. 10. 30. 22:25
728x90
퇴근 중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흥분된 목소리로 둘째가 태권도학원에서 어떤 아이들에게 맞았고 누워있는데  발로 밟기도 해서 그래서 팔도 아프다고 한단다. 하도 울어서 눈이 부었다고  하더라.
관장에게 연락해서 상황을 알아보고 이야기해준다고 했는데 30분이 넘도록 답이 없다고.

아이말만 듣고 상황판단을 할 수 없기에,
전화를 끊고 메인관장님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이들끼리 놀다가 격해져서 서로를 공격했다고, 더군다나 둘째가 대장같은 아이가 어떤 아이를 공격하라고 할때 함께 하는 축이었다고 했다.
통화를 마치고 머리가 더 아파왔다.
싸움 속 아이들은 6,7세인데 뭔가 좀 꺼림직한 내용이었다.

집에 와서 둘째에게 물어보니
도장에서 술래잡기를 하다가 탈의실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 안에 있던 애들이 나이와 이름을 묻고는 밀치고, 떠밀려 넘어지자 발로 팔을 밟았다고 하더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둘째를 공격하라고 했고 이유도 모른 채 맞았다고.
때린 아이도 어리니 몸이 상할 정도로 심하게 하진 않았지만 아파서 울어버렸고 관장님이 알아채고 애들에게 상황을 묻는 동안 우느라 제대로 답을 못한 모양이다.
아이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바보같은 일이라지만 5시 반부터 8시 넘어까지 일관된 내용을 말하고 평소에도 기억력이 좋아서 몇달 전 일도 이야기하는지라 믿지 않을수가 없다.

다시 관장님한테 전화해서 아이가 말한 내용을 전달해주고 맞든 때리든 이런 일을 어린 아이들이 놀이처럼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말을 했다.

엄마나 애아빠가 애가 맞았단 소리엔 흥분하다가 때린 축에 있었다더라 전하니 흥분이 금방 가라앉아버린 것도 이상했고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고 애들이 그냥 놀이로 시작해서 격하게 노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었다고 결론내린 것도 이상했다.

가해자들에 둘러싸며 그 가운데서 맞는 것도
가운데를 둘러싸는것도 모두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 있는 일이라해도
단호하게 대처해 두번째는 없게끔 해야하지 않나 싶었다.

그냥 이 자체가 너무 싫다.
애들이 그런걸 놀이처럼 하는것도 질색이다.

첫째와 둘째에게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바로 어른에게 이르라고 했다.
놀아도 사람 많은데서 놀라고 했다.
그런 상황이 되면 도망치라고 했다.
어떤 상황이라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아이들의 순진하고도 잔혹한 행동들이 딱 질색이다.

내 아이들은 그러지않길 바랄뿐이다.


에휴
흥분했다.
지금껏 남자애들 키우면서 무탈했던거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