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형제이야기. 해열제가 무섭다

아맹꼬 2020. 2. 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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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지난 일이다.
큰아이가 고열이 나서 평소대로 해열제를 먹였다.

지금까진 부루펜계열 해열제를 먹였는데
한동안 애들이 아프지 않아서 날짜 지난 약들을 정리하고 남은 게 맥시부펜이라 그걸 먹였다.

복용량과 시간 잘 지켜서 먹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아이 체중에 맞게 먹였어야 했는데 적혀있는 나이 중심으로 최대치를 먹인 것 같다)
체온은 정상이지만 너무 빨리 떨어져서 일종의 저체온증처럼 애가 파리하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핏기없이 파리한 얼굴의 아이가 자기 상태가 이상한지
겁내하는 데 지금까지 보던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입술이 말라서 이상해졌다는 말에도 크게 놀라며
자기 입술이 이상해졌냐고 반문하는 아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평소보다 갈라진듯한 목소리와 놀란 사람의 굳은 톤
크게 떠진 눈.

다음 날 병원 가서 처방받은 약 먹고 금새 멀쩡해졌지만
난 너무 놀라서 지금까지 속이 덜덜 떨린다.
<병명. 편도가 부었다>

그러다
어제 둘째가 먹은 게 잘못 되었는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고열이 났다.
응가도 이틀 이상 보질 못했다.
맥시부펜이 아직 집에 남아 있지만 그 때 기억으로 9시 다 되서 약국 가서 부루펜계열 해열제를 사다 먹였다.

먹일 땐 열이 떨어졌다가 약발이 떨어져서 또 열이 올랐다.
(밤9시 반에 먹이고 새벽 4시에 또 먹임)
새벽에 쉬한다고 앉아있는 아이 얼굴이 핏기없이 허옇다.

오늘 엄마가 병원 데려가니 장염이라고 했단다.
(전에 회사사람 아이도 응가를 못하는데 장염이었단 게 기억나서 그냥 그렇구나 했다는)

 

 

어떤 계열의 약이냐보단
적합한 용량과 먹이는 시간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단 건
알지만 난 아마도 앞으로
맥시부펜은 먹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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