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첫째이야기. 엄마랑 말 안 해

아맹꼬 2020. 2. 6. 10:00
728x90

시작은 수학 문제 풀기였다.
잘 모르겠다며 엄마가 온 다음 풀겠다고 한 걸
어제 게임에 정신팔려 깜빡하고 자서
오늘 이어서 하기 시작했다.

내 입장에서 매우 간단한 거였다.
삼각형 세 내각의 합은 180도 다.
직선의 각은 180도 다.
그걸 이용해서 푸는 거고 이 내용은 문제 바로 옆에 친절하게 씌여 있었다.

그걸 모르겠다며 우는 녀석을 이해하지 못하겠더라.
방학동안에 한해서 쏙셈 하나 하는건데
녀석에겐 버겁다고 난리다.
한학기 선행이긴 하고 알아서 하길 바라는 게으른 부모 밑에서 고생 아닌 고생을 하는거니 어느 정도 인정을 한다만 매번 우는 건 아니지 않나.

여튼 그 일로 마음이 상했는데 풀지 않은 문제와 틀린 문제와 새로운 거(원래 정해진 양)까지 해야하니 더욱 뾰루퉁.

 

그래도 조금 풀린 상태로 자러 들어간다.
동생과 함께 자겠다고 해서(동생도 동의함) 그러라고 했고 지금까지 읽어주던 책 말고 다른 거 읽어달래서 그나마 짧아보이는 책을 집어들고 다! 읽어주겠노라 약속하고 읽어주기 시작했다.
방 불을 끄고 후레시로 책을 비쳐가며 읽어주는데 뭔가 나도 흥이 안나고 몸도 피곤해서 그만 읽고 대충 마무리를 지었더니 지금까지 쌓인 게 펑 했는지 큰 넘이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앞으로 엄마와 말 안할거야 라고 한다.

와중 그 옆에 둘째는 난 엄마랑 계속 말할거야
엄마 사랑해요 등등 기술 시전을 한다.

 

아웅.
갈수록 힘들어질텐데 참 난감하구나.

 

덧. 이게 요즘 읽어주는 정글북
어마어마한 사이즈.
무게는 무려 2키로

빡빡한 글자들.

그래도 재미가 있어서 아직까지는 하루에 서너장 읽어주는데 무리가 없다.
애들은 지겨워하는 게 문제지만.

 

 

 

음. 적은 글을 죽 보다보니 내가 엄청 교육에 열정을 가진 사람같다.
이번같이 뭔가를 하는 건 6개월에 한 번 정도 있는 일이고 책은 큰애가 워낙 잠드는 걸 힘들어해서 책 보다 혹은 듣다가 자면 빨리 잠들지 않을까해서 시험삼아 해보는 거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