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38.아홉살 인생. 위기철

아맹꼬 2021. 12. 1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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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울적하다. 위기철 작가보다 많이 어리지 않아서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맞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던 것을 떠올렸기 때문일거다.
아홉살 아이는 너무 많이 맞았다.
우리집에도 또래 아이들이 자라고 있지만 이 아이들은 체벌을 당해본 적이 없다. 친구들과 주먹다짐도 해 본 적 없다.

월급기계 선생이 아홉살 아이를 쓰러질때까지 때리는 장면에서 고등학생 선도부였을 시절(지금 생각하면 좀 어처구니없는 선택이었다) 복장과 가방 안 별것 아닌 물건들 때문에 한 여자아이를 쓰러질때까지 때리고 발길질까지 하던 선생이 떠올라 더욱 기분이 안좋았다.

이 책은 <케빈은 열두살> 처럼 애들 드라마를 가장한 어른 드라마였 듯, 아이들에게 이거 너도 읽어봐라 할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내가 잘 읽어줄 용기도 나지 않는다.
아마 우리 아이들은 주인공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할테지. 애들은 한번도 가난이란 걸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나 역시 부모님 덕분에 굶어본적은 없다. 가난했다고도 생각해본적 없다. 그냥 적당히, 다른 애들처럼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기억이 그렇게 생각하게끔 날아갔다. 사춘기때 누구나 그러했듯 내가 죽으면...을 상상했었다 정도만 기억한다.
뭐. 그땐 다들 고만고만하게 살았으니까.

마흔이 넘은 사람들은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땐 순진하고도 잔혹했던 시절이었다 란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까.

간만에 잠을 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91년도에 서른을 맞이한 작가라니.
스물아홉부터 서른 사이에 이런 책을 썼다니.
역시 배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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