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형제 이야기] 아들들의 기본 옵션 : 단기 기억상실증

아맹꼬 2015. 10. 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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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딸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었으면 엄마한테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했던 것 같다.


티비 드라마를 봐도

성별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어떤 일이 있었으면

부모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다 그런 줄 알았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나름 기대를 했었다.


저녁에 늘 보는 건 아니었지만

잠자리건 어디서건간에

"아들아 오늘 유치원에서 뭐하고 놀았어?"

하고 물어본다.


그럼 돌아오는 대답은 늘 한결같다.


"몰라"




... 아니 왜 모른단 말인가

한두시간 있다가 온 것도 아니고

아침 9시 반쯤부터 4시 반까지 있다 오는거잖아.

애들이랑 놀았어도 한참을 논 시간이건만.. 



한동안 추긍 비슷하게도 해보고

약간의 성질도 내보고

하나 주워걸려라 하고 자동차 놀이했어? 식으로 묻기도 했었다.



하지만.. 


"몰라"





딸 가진 엄마는 원에 어떤 친구가 뭘 입고 신고 왔는지 

그 날 있었던 일을 매우 상세하게 이야기해준다고 한다.


아 ... 신기하여라.

초반에는 우리 아들이 신기했지만

지금은 저렇게 말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러나 이것은 울 아들만의 특징은 아니고

모든 남자 아이의 특징이다.

(다행이네)



며칠 전 대학 동기를 만났다.

그녀는 딸 아들의 엄마로 200점짜리 엄마다.

딸이 학교에 가고 가끔 엄마들 모이는 자리에서 아들 엄마들이 애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너무 모른다며 

왜 저렇게 무심한가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둘째 아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비슷한 모임자리를 갖었는데

본인이 그 '무심한' 엄마가 되어 있더라고.. 




결론은 아들들은 거의 단기 기억상실증 처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



그렇지.

인정하자.

그들은 그런 존재다.




아들 둘인 나에게 

사람들은 둘 중 하나는 딸같은 아들이 될거예요 라고 하는데

아들은 아들이지

딸이 되겠나 한다.


기본 옵션은 다 동일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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