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둘째 이야기] 처음 가본 응급실

아맹꼬 2016. 2. 2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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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서 어제 저녁 8시 반쯤
둘째가 뒤로 쾅 넘어져 울고불고 하는데
한두번 넘어진게 아니라서 달래고 재웠었다.

아침에도 밥은 안먹을 뿐
많이 떠들고 바나나 우유 작은거 다 마시고 해서 괜찮으려니 했는데
열도 38도가 넘고...
11시 즈음부터 잠만 자려는게 아닌가.


시부모님도 계속 어제 심하게 넘어졌는데 괜찮냐 물어보시고
아이에게 어디 아프냐 물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기에
혹시하는 생각에 인터넷 찾아보니
대부분 아이가 넘어지고 열이 나고
늘어지면 병원에 가보라는 글 일색이다.
뇌진탕의 또 하나 증상은 구토.
구토는 하지않았다 하더라도
일단 응급실을 가보기로 했다.


애는 차에서도 계속 잠만 자고
애가 넘어진 그 자리에 있던 대디는 입술을 물고 운전하고 있었다.

나도 울 지경이었는데
원체 예민한 사람이 오죽했겠니.


병원에 도착해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응급실을 가려는데
이건 뭔 미로같네.
네비로 응급실을 찍고 갔어야했는데 암생각없이 지하주차장이 맨처음 보여서 그걸 선택했더니 반대편 건물 지하였던 것.
사람이 뜸한 건물이다보니 물어보기도 힘들던데. 그래도 어찌어찌 응급실을 찾아갔다.

원무과에 접수하면서 애 상태를 이야기하니 안쪽으로 들어가란다.


사실 나 어릴 때
아빠가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엄마와 응급실로 뛰쳐갔던 기억이 있어서
응급실하면 피가 연상되곤 했다.
(그렇다고 아빠가 피칠하고 누워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우려와 달리 응급실안에
피칠한 사람보다 우리 애처럼 넘어진 고령자나 손에 화상입어 붕대한 처자, 구슬 삼킨 아이 등이 많았다.
아,  엉덩이에 뭔가 찔렸는지 응급실 안에서 꼬맨 아이도 있었구나.

소아응급실 안엔 독감환자들이 많았어서 우린 소아응급실 말고 어른들이 주로 있는 쪽에 있었다.

호명되고 의사가 와서 무슨일로 왔느냐까진 속도감이 있었지만
그 다음부턴 엑스레이 찍고 혹시 독감 땜에 열이 나는 것일수 있으니 검사해보자하는 것,  실제 검사, 결과 듣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큰애랑 대디까지 함께 있었지만
응급실 내 독감환자가 너무 많다고 큰아이는 응급실 내부에 있지말란 의사 말에 나만 둘째와 있었다.
애가 아프니 계속 안고 있어야했는데
허리가 아파서 의자에 앉으면 불편했는지 일어나라고 그런다.

엑스레이 찍기 전에도 상황 설명해주고 녀석도 네네했지만 실제 상황이 되니 무섭다고 울고 발버둥치고...

중간에 해열진통제 엉덩이에 놓는데도 쌩난리.
그렇게 울고불고 하다가 좀 진정되면 자면서 늘어지고 짧다면 짧은 몇시간이었지만 참 힘들었다.
그러다 해열제가 먹혀서 살아나니 떠들고 물 달라하고.

결과는 엑스레이 소견 상
머리뼈에 이상없고
독감도 음성

ct는 다량의 방사선을 쬐는 것이라 성인이 되어서 갑상선암이라던가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또 아이가 가만히 촬영기기 안에 들어갈리 만무해서 재우는 약을 쓸건데 만에 하나 깨어나지 않을 수 있다하니 고열에 늘어지는 것 때문에 도박을 할 순 없어서 저정도만 체크했다.
의사도 열 떨어지고 난 아이 상태를 보고 괜찮을거라 했으니 믿어야지.


밤이 되니 또 열이 오르고 자려는 행동을 보이긴 하지만 또다시 응급실은 안 가련다.

무슨 깡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병원은 사실 종합균 집합소란 생각이 들어서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 하고 정히 안되면 금방 탈출?할 수 있는 동네 내과를 택하겠다.

하아.
너무 힘든 하루였다.

열 떨어지고 컨디션 좀 좋아졌을 때 둘찌
아프지 말자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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