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형제이야기] 미안해. 괜찮아.

아맹꼬 2017. 4. 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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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 이상이면 늘 벌어지는 그들간의 다툼.

(싸움이라고 썼다가 그보다는 규모가 작아서)


어제도 설거지를 하는데 큰 아이가 나에게 뭔가(아마 아빠꺼 하게 해달라고 했던 듯)를 요구했는데 내가 못해주겠다 하니 

"악당" 이라고 했다.


그러던 중 형제가 놀다가 형이 동생에게 큰소리를 치니 둘째가 형에게

"악당" 이라고 했다.


그 소리가 있고 우연찮게 두 녀석을 바라보았는데 큰 녀석이 동생이 머리를 쥐어박았다.

바로 이어지는 둘째의 울음.

형은 안방의 아빠꺼에 메달려있다.


설거지를 중단하고 큰 아이에게 들어가 훈육을 한다.

안방은 주된 훈육장소.


문을 닫고 문 앞에 아이를 서게 한다.

그리고 잘못된 점을 되도록이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정말 노력해야 한다. 아니면 니가 잘못한게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고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취조하게 되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혼내는 건 니가 미워서가 아니라 너의 행동이 미워서 그런 것이다. 엄마빠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믿는다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문을 열고 나가서 동생에게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형은 동생의 머리를 호하고 불어주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둘은 이미 웃고 있음)

그리고 나는 둘째에게 형에게 "악당"이라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동생이 형에게 사과하니

큰녀석이 자신도 엄마에게 "악당"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사과해야 겠다고 하더니

"죄송해요" 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셋은 괜찮다고 하며 안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설거지하러 돌아가는데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 여러 감정이 밀려왔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의 행동이 이쁘게 변하는데 난 왜 지금까지 소리만 쳤는가 싶기도 하고

내가 부모랍시고 아이들에게 평소의 나와는 참으로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겐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 



오후 나절에 큰 녀석의 동생을 향한 고성이 잠깐잠깐 있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미안해

괜찮아

그리고 꼭 안아주기 시간.. 참 좋았다.




덧.

돌봄 선생님이 큰 녀석이 남자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 

우리 아이가 그 무리에 끼어들지 못한 것이.. 우리 아이의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한 걸로 들렸던 기억이 났다.


우리 집 형제는 몸으로 딩굴고 하지 않는다.

가끔 그런 놀이를 하긴 했지만 즐기진 않는다.

아마 그런 것이 학교에서의 놀이에도 반영되는 것이리라.


돌봄선생님은 차차 나아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과연 그 아이들처럼 해야 나아지는 건지 알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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