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엄마 이야기] 하루가 휙~!

아맹꼬 2017. 6. 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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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엄마의 요청으로 하루를 쉬었다.


애 둘을 한꺼번에 보내는 미션은 이번이 처음.

(랑군은 진즉에 경험한 것을 나는 이제서야.. ㅎㅎㅎ)


랑군이 출근하면서 큰 녀석을 쇼파로 옮겨놓았다.

작은 녀석은 ...... 어떻게 옮겼지? 기억에 없다. (겨우 어제 일인데 ㅠㅠ)

그냥 깨어났던가?


무튼 되는대로 쉬야 시키고 누워있는 녀석들 옷 입히고.. 

(그 와중에 둘째는 내가 꺼내놓은 티를 안 입겠다고 해서 그거 고르느라 시간 보냄)

전 날 사둔 소세지빵 잘라서 우유와 함께 제공하고 먹으라먹으라먹으라.... 


잠 많은 큰넘은 차라리 볶음밥이었으면 잘 먹었을건데 빵은 몇 개 입에 넣어줘서 먹고 우유는 차갑다고 두어모금 마시고 땡. 

작은 녀석은 맛있다고 먹으면서도 결국 다 먹지 않음. 

(남은 빵은 오늘 아침에도 할머니에 의해 제공되었다는.. ㅋㅋ)

세수도 고양이 싸다구 때릴만큼 잽싸게.. 

치카는 가볍게 건너뜀.

그리고 등교(원).




따뜻한 두 아이 손을 양쪽으로 잡고 학교로 가는 길이라니.. 

이렇게 따끈따끈할 수가 있나.

이렇게 포근한 시간이 있을 수 있나.

둘째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이 어제의 하이라이트.

(계단을 오르면서도 눈웃음 살살 치는 둘째가 아직도 눈에 어른거린다)




집안일 삼종(설거지, 청소기 돌리기, 빨래개기)을 끝내고 

눈에 계속 밟혔던 문 옆 (내가 고딩때부터 쓰던) 서랍장에 시트지 붙이기 작업하고 나니.. 

잠깐 주어지는 내 시간. 


전날 이거할까? 저거할까? 

다이소를 가볼까? 홈플을 가볼까??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어찌 보낼것인가 둑흔둑흔 기대했건만

그 잠깐 주어진 시간에.... "만화"에 빠졌다.

(나쁘단 소리가 아니라 역시 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라는 의미)


"너에게 닿기를"

무료 8편까지 보기.... 

그게 뭐라고 눈물이 글썽글썽. 

(비록 무료까지만 봤지만 강추합니다)


무료만화를 보다보니 큰 애 데리러 갈 시간이 임박했다.

부다다다다다... 빠른 걸음으로 녀석을 데리러 갔는데 (나름 늦어서 애가 찾으면 어떻게 할꼬나 걱정했지만 .. 기우였다!)

그 때부터 (늘 추지만 볼 때마다 특이한) 춤을 추기 시작하더니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옆에서도 춤을 춘다.

친구가 옆에 있는데도 다른 친구들을 찾아다니고 분주하기 짝이 없다.

문득 나 어릴 때도 이랬을까 싶지만... 알 수가 없다.(나의 기억력은 꽝이므로)


둘째가 돌아올 시간이 될 즈음 같은 반 엄마 한명과 인사를 나눴다.

아들 녀석에게 "알사탕"을 감명깊게 읽어준 그 엄마였다.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어색하기 짝이 없어서 데면데면 ... 안부만 묻다가 

동생 데리러 간다고 부다다다 뛰는 큰 녀석 뒤를 쫒아 부다다다 그 자리를 떠났다.


둘째까지 돌아온 그 시점부터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의 진행.


옷 벗어라 씻어라 빨리 와라(*10)

밥 좀 혼자 먹어라 물은 니가 갖다 먹어라 알았다 가져다주마

게임 이제 그만해라 그만해라 그만해라 그만해라 그만해라 갖다놔라 갖다놔라


졸려서 계속 징징대는 둘째자리에서 잽싸게 책 한 권 읽어주고 평소보다 한시간 가량 빠르게 애들을 재우니

와우! 뭔가 시간이 많이 남아.

근데 졸려.. 피곤해.. 

아아아아아아~~~~~~~~~~~~~~~~~~~~~~



그렇게 하루가 지나버렸다.


애들의 따끈따끈한 손을 양쪽으로 마주잡고 다닐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나.

이제 조만간 친구 찾아 삼만리 하러 뛰쳐 나갈건데.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 

인간의 마음이란... 간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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