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아맹꼬 2017. 6. 20. 09:28
728x90

82년생 김지영의 일생을 읽어냈다.

어제 받아서 (회사 독서동호회에서 사서 돌려보는 중)

회사에서 잠깐, 퇴근길, 오늘 출근길에 다 봤다.


김지영이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장면에서

채식주의자의 영혜가 떠올랐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던 여자들이 

그 문제를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삮이면서

결국 정신을 갉아먹는다.


82년생 김지영은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메인 뉴스가 내가 겪은 것보다 좀 더 어린 나이에 나온다.

하지만 겪는 것들은 .... 비슷하다.

그게 참 그렇다.

그래서 씁쓸한거다.

지금 회사 내에 여자애들을 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몇년 전이던가 

운영팀에 환송회 겸 환영식을 동시에 했던가?

그래서 그 자리에 개발팀 사람들 몇이랑 함께 자리했는데

새로 들어온 운영팀 막내를 마치 접대하듯이 자리에 꽂아주는 느낌을 받았을 때

이거 뭐하는거지? 란 생각을 해서 다같이 편하게 있으라며 돌려보낸 기억이 있다.

아직 그런 사회다.


복지가 (상대적으로)그닥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이 회사도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빡빡하다.


나조차도 이럴거면 회사입장에서는 남자가 낫겠다 싶을때도 있었다.

애도 낳았고 힘든 시절에 든 생각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그렇게 교육받고 자란 ... 그래서 문제 의식이 없는 사람들.

아들은 아들이라.. 딸은 딸이라.. 

남자는 남자라.. 여자는 여자라... 

그 속에 나도 들어있다.

다만 나는 속으로 삼키는 것보다는 내뱉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 편한대로 하고 산 편이라 속으로 내리누르는 게 없어서 그나마 온전한게 아닌가 싶다.


이런 건 아마도 어릴 때 남동생과 나에게 주어지는 차별적인 집안일을 김지영과 그의 언니처럼 묵묵하게 해내기보다는

엄마에게 대들고 왜 나만 시키느냐고 말을 한 버릇이 남아있어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오는 것 같다.


결국 그 결과가 아들의 집안일 참여가 아니라 나도 아들처럼 집안일에서 배제된 것이었다는 게 흠이지만..


커가면서 내가 원하는 (아빠와는 반대인)남성상을 만들었고 그에 부합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친정엄마에게 애들 둘 맡기고 지금까지 사회생활 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남편이 잘 도와준다.. 고 말하는 여자들을 보면 울컥울컥한다.

왜 그렇게 표현하느냐고 ... 지적질을 한다.


아마... 내가 현재의 남편과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마찬가지로 그렇게 위안삼아 이야기를 하고 있겠지.

잘 도와준다고... 


요즘 엄마들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들이 있지만 김지영씨가 좀 더 친근해서 더욱 강하게 가슴을 때린다.


내가 맘충이래.. 라는 말이 소설 속에 나오는데

아마 이런 내용이 기사였다면 거기에 달릴 말들 또한 뻔하다.


이 책 또한 여러 사람들이 읽어봐야 한다.

반응형

'◇ 小小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0) 2017.06.23
간질간질, 서현  (0) 2017.06.22
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0) 2017.06.09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0) 2017.05.31
아홉살 마음사전  (0) 201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