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형제 이야기] 다사다난했던 오늘 하루

아맹꼬 2016. 8. 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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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녀석 편도가 부은게 가라앉지않아 열이 계속되어 이비인후과를 데려가기로 했다.

전에 거기서 코 빼다가 코피가 난적이 있어서 가기 싫다고 하길래 그냥 가던 병원 데려가자고 나왔었다.
병원가는 길에 코가 안으로 흘러 그게 가슴에 쌓이면 입원하는거야 라고 하니 녀석,  이비인후과 간단다.

아,  오늘따라 하늘이 뭔가 채도를 높인 파랑과 양떼구름으로 말이 안되게 멋있다.

버스타고 진료보고 돌아와서 할머니 생신이라 다 모여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식당에서 둘째가 귀를 긁기 시작했다. 모기인가 하며 넘어가는데 집에 돌아오니 이마와 눈있는 곳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다.
애아빠도 부분부분 올라와서 가렵다고 모기인 줄 알았는데 뭔가 음식이 이상해서 그런거 같다고,  지금까지 먹은 음식을 떠올려봤지만 딱히 특이한건 없었다.

둘째의 두드러기는 계속 심해져서 겨드랑이와 배에도 올라왔다.

같은 구름인데 이때 내 눈에 이 구름들이 둘째 몸에 올라온 두드러기로 보였다.

물로 닦아주고 긁으면 퍼지고 상처니니 리도멕스인가 살살 발라주었다.
병원도 가서 약도 타왔지만 애가 그리 되니 속 상하더라.
도대체 뭣 땜에 이리된건지.


가까이 살아도 형제끼리 모이기 힘들어서 저녁까지 먹기로 약속했던지라  또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이번엔 동생네 둘째도 두드러기가 살 올라오는 게 아닌가.

정황이 이렇다보니 점심에  먹은  짜장소스가 이상한걸로 잠정결론이 났다.
애들이 면역력이 낮고 특히나 울 둘째가 좀 예민한 면이 있어서 제일먼저 올라오고 그다음 예민한 애아빠가. 그리고 울 둘째랑 동갑인 동생네 둘째가 올라온 거.

어찌어찌 저녁 다 먹고 식당 주차장을 벗어나려는데...
아빠 손 잡고 걸어가던 둘째 얼굴이 피범벅이다. 코피까지 난거다.
코막아주려는데 싫다고 발버둥치고.
(급성 중이염으로 응급실 갔다가 귀에서 피가 난 일 이후로 녀석은 이런 상황이 되면 더욱 패닉에 빠진다.
그래서 병원가도 귀를 못본다.)

어찌어찌 코막고 아빠 등에 업혀가는 둘째.
기침하면서 힘들다고 하는 큰넘.
아. 정말 왜 이렇게 되었을까.

설상가상으로 집에 도착해서 큰넘 씻기는데 이녀석도 코피를 쏟는다.

형제가 똑같은 쪽,  콧구멍에  휴지를 꽂고 있는 모습에 에휴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젠 괜찮겠지하고 씻고 나오니
큰넘 기침하다가 토했네.

이제 큰넘 7살이라고 기침하다 토하진 않네라고 입방정을 떠는게 아니었다.
ㅠㅠ

울 가족 모두
정말 힘든 하루였다.




제발,  부디 아침이 되면 둘째 두드러기가 가라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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