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32)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아맹꼬 2019. 7. 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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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 로맹 가리
이 책은 두 명의 이름이 붙어야하려나.
아님 저자가 처음 의도한대로 에밀 아자르로 남겨야하나.

집에 모모(미하엘 엔데 저)가 있는데
이책의 주인공도 모모다.
본명은 모하메드지만 사람들은 모모라 부른다.
자신의 나이가 10살인지 9살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창녀들의 합법적이지 않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로자아줌마가 모모를 너무 사랑해서 그가 다 자라 떠나버릴까봐 아이의 나이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내가 어렴풋이 아는 프랑스는 혁명으로 공화국을 만든 나라로 자기의 의견을 뚜렷하게 밝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모모가 사는 시대가 70년대이므로 지금의 프랑스와는 좀 다른 상황이겠지?

여기서 합법적인 프랑스인은 잠깐 나온다.
대부분 회교도나 유태인들, 아프리카인들이고 엉덩이로 벌어먹거나 포주거나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돌보았고 애써주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유만으로 로자아주머니를 씻겨주고 모모를 돌봐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 당시 한국도 한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살았으니 전세계적인 풍토였나보다.

지금은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한번도 마주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기에 그 안에서 70년대의 감성과 온정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다.

예민하고 영민한 모모는
하밀할아버지와 로자아줌마, 카츠의사선생님, 롤라아줌마 들 덕분에 열악한 환경에 젖어들지 않을 수 있었다.
처음엔 애정결핍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이곳저곳에 똥을 싸기도 했지만 이내 로자아줌마를 사랑하고 그녀를 돌봐주고 끝까지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아이가 이렇게 애처롭게 자라는 모습에 두 아이의 엄마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절절했다.

내가 이 책을 좀 더 어린 나이에, 혹은 결혼 전, 혹은 아이를 낳기 전에 읽었더라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해졌다.
과거로 돌아가는 건 이미 불가능하므로 미래에 한번 더 보는 걸로.



집에 로맹 가리의 마법사들이 있다.
그 책은 어떤 느낌이려나.
에밀 아자르와 로맹 가리는 과연 다른 목소리로 이야기할까?
한사람이면서 두 가지의 필체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라니.


사랑해야 한다.
모모가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을 기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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