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303

잡초는 없다. 윤구병

90년대 말 변산공동체가 만들어진지 3년 정도 되었을 때 쓰여진 책이다. 중고책으로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들인 책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딱은 아니지만 윤구병님(작가님은 좀 아닌것 같고 호칭이 애매하네)이 가진 사람을 살리고 기르는 생활이 사람을 살리는 방법이지 않은가 싶다. 일체의 화학적인 요소는 거부하고 오로지 유기농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 소비를 위한 삶보다 자연을 살리는 삶을 선택한 것이 진심 대단해 보였다. 교육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꽤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대안학교에 대한 것은 막연하게 생각해보긴 했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강한 의지가 없어서 아이들을 그리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터라 뭔가 동경의 마음이 생겼다랄까. 하..

◇ 小小독서 2018.06.28

엉덩이탐정 시리즈

책에 흥미를 갖는 모습을 보이면 마구마구 책을 안겨주고 싶다. 하지만 비용을 무시하지 못한다. 도서관에 가서 빌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게으른 엄마에겐 가까운 도서관도 그림의 떡이다. 그런 와중 괜찮은 책이다싶으면 그런 것들만 골라서 사게 되는데 엉덩이 탐정도 그 중 하나인듯 싶다. 트롤이란 일본작가가 그린거라 엉덩이탐정은 고구마파이를 무척이나 즐긴다. (일본은 디저트문화가 한국보다 발달해서?) 만약 우리집 아이들이 작가라면 양념치킨을 즐겨먹었을텐데. 국내산 너티너츠에선 도넛을 즐겨먹었으니 일종의 선입견일지도... 탐정의 얼굴이 엉덩이란 것이 아이들에게 꽤나 재밌나보다. 과연 엉덩이로 말도 하고 음식도 먹고 범인을 잡는 아주 중요한 순간에 얼굴로 강력한 냄새를 가진 방귀도 뀐다. 놀이북 형태기도 해서..

◇ 小小독서 2018.06.10

한정희와 나. 이기호 외

젊은 작가 수상작과 비슷한 느낌의 여러 작가들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전에 읽은 현남오빠에게 처럼 글마다 자극적이지않으나 마음 속에서 덜컹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정희라는 아이를 보며 어찌할바를 모르는 나라는 어른이 바로 나였고, 가려진 손에서 중학생 아들의 생일상을 준비하며 상념에 젖는 엄마도 나였다. 딸이라 환영받지 못한 경험도 내 어린 시절에는 흔했던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딸 낳아야 좋다고 하나 더 낳으라고 종용?을 당하지만 말이다. 이북으로 봐서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함이 아쉽다. 다음 번 독서동호회에서 돈이 남으면 이책을 사서 나눠봐야 겠다. 사회속에서 당연함을 만드는 기준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 小小독서 2018.06.10

회색인간. 김동식

약한 요괴를 다 보고 읽기 시작한 회색인간. 어떤 이의 리뷰처럼 눈물이 나오거나하는 이야기는 없었다. 사뭇 기대했건만. 추천사를 먼저 읽고 회색인간 순으로 읽어갔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봤다. 퇴근길에 몰입해서 보고 애들 재우고 나머지를 봤다. 회색인간을 보며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떠올렸다. 인간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갈 때의 모습이 참 닮아 있었다. 사람이 죽고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무렇지 않아지고 그속에서 인간성을 유지하고자하는 몸부림이 절절했다. 작가의 이야기 속 인간들은 속물적이다. 매우 현실적이다. 하지만 따뜻하기도 하다. 다수결의 힘은 강하고 매스컴은 진실의 눈을 가린다. 이 모든 내용이 짧게, 강하게 훅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요괴보다 이 책이 좀 더 공포스럽다. 너무 쎈 내용을 본 탓인가, ..

◇ 小小독서 2018.06.04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김동식

지인이 올려놓은 리뷰를 보고 혹해서 읽게 된 책. 회색인간이 1권인데 어떤 리뷰에서 그걸 보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하길래미리보기로 살짝 맛 본 요괴부터 읽기로 결정함.(사실 회색인간도 샀다) 유머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추린 것이라 그런지 짧막짧막하고임펙트가 강하다. 오랜 시간 노동자의 삶을 살면서이런저런 공상을 했을 작가를 생각하면... 그런 환경이 있으니 이런 글을 쓸 수 있었겠다 싶었다. 인간의 추함에 대해서 이렇게 짧은 글로 콕 짚을 수 있을까.옳고 그름이란 것은 집단의 이기로 무색해진다. 그래도 마지막은 해피하고 따끈한 글이어서 참 다행이다. 덧. 예전에 봤던 웹툰 3단 합체 김창남처럼 김동식 작가가 사랑하는 이름은 "김남우"3권은 13일의 김남우로 기억하는데 왜 그 이름을 좋아할까?살짝 궁금하..

◇ 小小독서 2018.06.04

아서 페퍼: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간만에 긴 소설책을 읽었다.(이북인데 600페이지가 넘으니 그 정도면.. 긴 편 아닌가? ㅋㅋ) 70이 다 되어 사별한 남자가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 각기 다른 참들이 달린 황금팔찌를 발견하고그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반복되는 일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사는나에게 아서 페퍼의 일탈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보다 훨씬 어린데... 라는 생각에(꿈틀꿈틀). 아서 페퍼의 자식들은 장성해서 각자 알아서 살아갈 수 있고아서는 혼자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에서 (꿈틀꿈틀). 이북으로 보고 있는 게 살짝 안타깝기도 하지만과연 이 책을 두 번 볼 것인가.. 생각해보니한 번 더는 아닐지도.. (꿈틀꿈틀)을 느끼고 싶어지면또 다시 생각날 지도 모르겠다.

◇ 小小독서 2018.05.25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사람마다 취향에 맞는 작가가 있는데 내 경우엔 사노 요코, 임경선인 듯. 그녀들의 배경이 어떻든 글도 잘 읽히고 편안해진다. 이 책은 회사에서 교토, 오사카등 워크샵 갔을 때 개인적 사유로 가지못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다만, 그 땐 이북으로 보고 있었고 기한만료로 끝을 보지못하다 지인찬스로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는 게 쫌. 실제 그곳을 다녀온 이들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교토를 보고와서 실망이었다고 하는데, 나에겐 임경선 작가가 이야기해주는 고즈넉한 교토만이 남아 있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는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겠지. 그것도 여러번 다녀와야 그 도시의 수많은 모습 중 일부라도 볼 수 있겠지. 그러겠지. 여행. 마음 편히 갈 날이 오겠지.

◇ 小小독서 2018.05.02

이쪽 돼지 저쪽 돼지. 사노 요코,히로세 겐

이미 퇴사한 처자지만 사노 요코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주었다. 아아! 감동이야. 감동적인 책이니 후딱 읽어야지. 이쪽돼지 저쪽돼지는 동화책이다. 사노 요코와 그녀의 아들 히로세 겐이 그림으로 경쟁했다던 그 책이다. 처음 이야기엔 사노씨 그림이 들어가 있고 두번짼 히로세씨 그림(만) 있다. 그리고 공동작업한 여윈 새끼 돼지의 하루가 나오고 사노씨의 에세이 한편이 실려 있다. 30분이면 후딱 읽어버리는 양이지만 여운은 길다. 심오한 뜻을 가진 이 문구. 오랜 시간동안 돼지우리에서 자유롭게 살던 돼지 주변에 집들이 들어서면서 돼지가 더럽다고 그의 생활환경을 바꿔놓는다. 여우와 돼지가 밍크코트를 입는 것에 의문을 품은 돼지는 여우에게 하지만..의 의견을 내고 여우는 지금의 행복을 깨지말라..

◇ 小小독서 2018.04.17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이북으로 시작했는데 기한만료로 회사사람에게 빌려서 끝을 보았다. 편안한 문체로 작가가 갔던 여행을 이야기한다. 게을러터진, 여행을 가고 싶어도 현실의 문제를 핑계로 가지 못하는 내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하긴, 이 책이 아니라도 내 등을 떠민게 한두개냐. 그 때마다 마음만 동했을 뿐. 회사사람이 휴양지로 여행을 간다길래 누구랑 가느냐고 물었고 그 사람은 여자친구와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난 결혼할거냐고 물었던 것 같다. 어쩜 딱 책 내용과 같을수가. 그래서 캡처했다. 빌린 책이고 언제고 다 까먹겠지만 그냥 읽었다.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사람은 언제나 부럽다.

◇ 小小독서 2018.04.13

현남오빠에게. 조남주,최은영,김이설,최정화,손보모,구병모,김성중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작가 외 6명의 여성작가가 쓴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패미니즘소설이라 한다. 내게 와닿았던건 현남오빠에게와 당신의 평화, 그리고 경년. 어릴때부터 왜 남동생은 집안일 안시키냐로 엄마와 꽤나 자주 다퉜던 기억이 다시금 상기되기도 했고 어디다 풀어야할지 모를 그 답답함이 속에서 올라와서 보는 내내 인상을 구겼다. 엄마는 내게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나에겐 아빠)에 대한 불평을 끊임없이 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은 아빠와 똑같이 키우는 것을 보고 왜 그러느냐고 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무엇이 문제란 건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을거다. 자신이 왜 억울한 감정이 드는지 알고 있지만 배운대로 딸에겐 여자의 역할을, 아들에겐 남자의 역할을 부여한다.(사실 남녀의 역할을 누가 그렇게 정해놓았..

◇ 小小독서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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