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小小독서 303

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완독하고나서 생각을 적으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4장까지 읽고 1차 정리?를 하려고 한다. 가끔 책을 읽는 동안 머리속에 그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할 때가 있다. 가령 미움받을 용기를 읽을 땐 젊은이가 하도 소리를 쳐대는 바람에 귀가 아픈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 책에선 확신에 차있지만 어떤 답을 얻고자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정의내린 것이 진짜 맞아? 넌 어떻게 생각해? 목소리에 리듬이 있고, 가끔 그 목소리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차분하면서도 냉소적이다. .. 둘째를 임신 중 기형아 검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 0과 1이 아닌 뱃 속의 아이가 기형아일 확률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당시 난 어떤 아이든 낳을거란 생각에 양수검사를 하지 않겠다 했다. 그땐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

◇ 小小독서 2022.02.01

3.아주 편안한 죽음/시몬 드 보부아르

아빠의 타계 이후 죽음, 노년에 대한 책에 눈길이 많이 간다. 부정하고 싶지만 언젠가 엄마도, 시부모님도, 나도 죽을거니까. 특히 이 책은 엄마의 마지막과 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어서 몰입감이 있었다. 1964년에 씌여진 글이지만 2022년 현재 병원의 환경이나 죽어가는 환자를 대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고압적이며 기계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려하는 의사들과 지쳐있는 간호사들. 코로나로 인해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더해져 죽음은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듯 하다. 죽음 이후는 더욱 기계적이다. 어머니와 서서히 화해하는 장면들이나 간병하는 장면들이 내 미래의 것들이려니. 보부아르의 어머니의 죽어가는 과정이나 마지막 모습이 실상 편안하다 여겨질 수 있을까 싶지만 고통스러..

◇ 小小독서 2022.01.18

2.김약국의 딸들/박경리

허참. 리뷰를 쓰려니.. 뭐라 써야할지 모르겠다. 읽는 중엔 어느 책과 비교를 하면 될까. 여자들 삶이..남자들이란... 뭐 이런 것들이 떠올랐지만 다 읽고나니 과연 그런 내용들이면 될까 싶어졌다. [엄독클럽] 에서 이 책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조차 막막해졌다. 초반에 한 세대가 휙휙 죽어나가는 것이 최고 쇼킹했다. 세상에 가차없다. 통영에 대한 서사에선 눈이 절로 감겼는데 인물들이 등장하자마자 이래 죽고 저래 죽고. 책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읽은 통에 용옥의 죽음을 세번이나 봤다. 시아버지가! 애기도 있는데! 남편이란 작자가! 철부지 시동상의 내 밥은 우짜고라니! ...현대에 와선 용숙이 제일 잘나가는 인물이려나. 돌싱이 요즘은 험도 아니고 돈도 잘 벌고. 용빈이는... 음. 결혼 때 선호되는 직업이..

◇ 小小독서 2022.01.13

1.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법인

@dplotpress 님 덕분에 법인스님을 알게 되었다. 이전엔 사회관련하여 강경한 글을 쓰시곤 했나보다. 난 그 시절 스님을 알지 못하고 이번에 처음 글을 접해서 굉장히 부드럽고 유쾌하신 분일거라 짐작하며 글을 읽었다. 법정스님과는 다른. 법정스님은 남성적인 느낌의 글이라면 법인스님은 중성적인 느낌이다. 법륜스님의 글은 잠깐 보다가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 너무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덮어버린 일이 있다. 그러고 나서 또 실수로 법륜스님 책을 사서 어쩌지도 못하고 갖고만 있다. 혜민스님 책도 읽다 말았군. 앗. 또 옆으로 샜네. 허리가 아프고 이도저도 못하겠고 그래서 생각보다 오래 보고 있었네. 마지막에 어둠에 대한 글이 이 책에서 얻은 최고의 문장인 듯 하다.

◇ 小小독서 2022.01.06

38.아홉살 인생. 위기철

뭔가 울적하다. 위기철 작가보다 많이 어리지 않아서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맞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던 것을 떠올렸기 때문일거다. 아홉살 아이는 너무 많이 맞았다. 우리집에도 또래 아이들이 자라고 있지만 이 아이들은 체벌을 당해본 적이 없다. 친구들과 주먹다짐도 해 본 적 없다. 월급기계 선생이 아홉살 아이를 쓰러질때까지 때리는 장면에서 고등학생 선도부였을 시절(지금 생각하면 좀 어처구니없는 선택이었다) 복장과 가방 안 별것 아닌 물건들 때문에 한 여자아이를 쓰러질때까지 때리고 발길질까지 하던 선생이 떠올라 더욱 기분이 안좋았다. 이 책은 처럼 애들 드라마를 가장한 어른 드라마였 듯, 아이들에게 이거 너도 읽어봐라 할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내가 잘 읽어줄 용기도 나지 않는다. 아마 우리 아이들은 ..

◇ 小小독서 2021.12.12

37. 공간의 미래. 유현준

유현준 이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알쓸신잡이다. 거기에서 너무나 똘똘하게 생긴 사람이 설명도 잘하고 은근 유머도 있는데 건축설계일을 한단다. 그러다 를 읽게되었고 학교에 대한 생각이 너무 좋아서 더 눈여겨 보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작년 [글로벌인재포럼] 에서 학교에 대한 강의를 듣고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감탄했다. 의 김민형교수와 함께 내 뇌리에 팍! 각인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다시 읽게 된 는 작년의 강의 내용에서 더욱 확장시켜 도시 전체를 다시 분해해서 조립하는 수준이네. 팬데믹이냐 AI와 함께하는 미래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구조가 어떤것이냐 에 대한 질문을 읽는 이에게 던지는거다. 혹자는 정치계에 나가서 생각을 실현시켜봐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난 손석..

◇ 小小독서 2021.12.06

36.오늘도 학교로 로그인. 문현식

이 책은 동시집이다. 그래서 살까말까 고민하다, 이 때 아니면 언제 애들이랑 동시집을 읽겠어 그리고 미리보기에서 본 내용들이 괜찮잖아 라고 당위성을 부여한 뒤 구매 완료. 와. 사길 잘했어. 소리내서 깔깔거리며 웃기도 살짝 시큰하기도. 팝콘교실이란 동시집도 꽤 인기였다던데. 애들 반응을 보고 결정해야겠다. 덧. 퇴사자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특히 새책은 ㅠㅠ 비싸.

◇ 小小독서 2021.11.26

35.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읽는 내내 목소리가 낮은 점잖은 분이 이야기를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어릴 때 이야기, 요즘 든 생각,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 젊었을 적엔 이랬었는데...... 아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지난 기억이 떠올라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단 대목과 고향의 잣대로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내가 책을 읽을 때마다 내 생각이 많이 났던 것이 같게 느껴져 괜히 좋았다. 나와 그당시 나의 상황들, 주변인들 생각이 떠오르면 책은 읽고있지만 내 생각하느라 바빴고, 그게 왠지 저자에게 미안해졌더랬다. 그래놓고 리뷰도 책보단 내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여튼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황현산 선생님은 감정이 예민하고 섬세한 분인 것 같다. 그림이나 사진을 보더라도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 내 주변엔 공대인들만 수두룩해서 이런 류의 사람은 본..

◇ 小小독서 2021.11.22

34.여행의 이유. 김영하

음. 나를파괴.를 읽었을 시점엔 작가님이 그저 타인이었다. 오직 두사람.때도 마찬가지. 그런데 북클럽 덕분에 한달에 한번씩 라방에서 만나다보니, 아니 바라만보다보니 뭔가 아는 사람같아졌다. 해외여행은 딱 두번 갔나보다. 회사통해서 일본, 홍콩 다녀온 게 다다. 일본은 거의 패키지 여행이라서 기억나는게 별로 없고 행군느낌이었달까. 홍콩은 자유여행이었지만 하루를 제외하고 거의 따라다니다시피 해서. 그나마 홍콩의 하루가 랑군과 둘이 무계획으로 다녀서 기억이 좀 더 난다. 특히 화장실 찾아헤맬때. 방향을 알려준 처자와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던 할머니. 특히 할머니는 날 위해 두번이나 왔다갔다 해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나가면 계속 나가고 싶어질거라는데 난 전혀 그러지않더라. 작가님과 완전 반대. 난 지박령 수..

◇ 小小독서 2021.11.04

33.산골집에 도깨비가 와글와글. 채인선, 이혜리

도깨비가 있는 나라는 몇 안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중 한국 도깨비는 친근한 이미지라고 알고 있다. 장꾸이미지. 이 책 속에 장꾸 도깨비가 살아있다. 대롱대롱,쓱싹쓱싹,엉금엉금,따끈따끈,중얼중얼,푹신푹신,달그락달그락 이름에서도 도깨비의 속성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마을아이 천온이 너무 귀엽고 천진난만해서 어린아이같기도 하지만 도깨비방망이를 얻을 땐 어른스러운 마음가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이 도깨비 성장드라마가 여기 있구나 싶더라. 애들에게 이것 좀 읽어보라고 들이밀어도 게임에 정신이 팔린지라 ㅠㅠ 이넘들아 후회하지 말고 책 좀 읽어라.

◇ 小小독서 202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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