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아이들 이야기 232

[둘째 이야기] 형이 좋아

우리 둘째는 형과 투닥거리긴 해도 기본적으로 형이 하는 건 다 따라하고 형이 살짝만 웃겨주어도 자지러진다.울다가도 형이 재밌는 행동을 하면 어느 새 웃어버린다. 그제 저녁 할머니가 사준 웃도리가 작아져서 이제는 안되겠다 하니둘째가 자기는 맞을거란다.입혀주니 자기에게 맞는다며 좋아한다.(팔은 길어서 접어야 함)형이 물려주는 것을 언제까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거부감없이 좋아하며 입는다.형이 입었던 것이라고 하면 군소리가 없다.(지난 번 무서운 곰돌이 옷 빼고) 덕분에 애들 옷에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아들들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우리 애들은 더한 것 같다. 착한 우리 아들들.고맙다.

[둘째 이야기] 너 몇개월이냐?

금요일, 큰애 치과 가는 김에 둘째 영유아검진 치과진료를 했다. 다 알다시피 문진표를 작성해야하는데 그러자면 아이의 월령을 알아야한다. 아이가 몇개월이예요? 하고 묻는 간호사에게 7월생인데 몇개월일까요? 하고 되물었다. 결국 간호사가 월령을 말해주었는데 금새 또 잊어먹었네. 하하 그리고 주민번호 적는 란에서 또다시 멈칫. 큰애와 둘째 주민번호가 뒤 두자리만 다른데 어느녀석이 그거고 어느녀석이 저건지 알 수가 없다. 결국 또다시 간호사에게 병원 기록에 있는 거 알려달라했다. 큰애 땐 월령이고 뭐고 누르면 자동으로 술술 나왔는데 둘째라 그런것도 있고 나이도 있고 겸사겸사 따지지않다보니 이래 되부렸네. 간호사님이 위로라고 애들 그런거 모르겠다 이야기해주었지만 그 간호사의 애들은 군인에 고딩이다. ㅠㅠ 2013..

[첫째 이야기] 예비소집일 : 이상과 현실

큰아이 예비소집일이 6일이었다. 오후 2시였는데 연차를 낼 것인가 반차를 낼 것인가 고민하다 애방학이기도 해서 과감하게 연차!를 선택. 원래의 계획은 아이와 함께 가서 학교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조금이라도 익숙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자 였다. 더불어 학교 입구에 서있는 사람들이 나눠주는 건 빠짐없이 받아온다였다. 그러나 현실은 늦은 아침을 시작으로 조금씩 삐걱대더니 점심에 스파게티를 해주었는데 그거 접시에 내니 2시가 다 되어버렸다. 애까지 챙길 시간도 없고 머리감을 시간도 없어서 모자 눌러쓰고 후다닥 나 혼자만 학교로 갔다. 둘째 이상부터 한다는 학부모 혼자만 학교가기를 울집은 큰애부터 하고 있다. 급한 마음에 두리번거리며 정문에 도착하니 학교 안에는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 뿐인거 같았다. 뭐야. 인터넷에..

[둘째 이야기] 그거 버려요!

둘째는 뭔가 큰 애보다 예민하다. 특히 캐릭터가 사실적이면 무서워한다. 큰애땐 문제없이 입었던 옷인데 둘째는 쳐다보는 것도 싫어한다. 원래는 눈이 저래서 사실 무섭긴 했다. 그래서 페브릭펜으로 눈을 순화시켜줬다. 눈동자 확장! 실패! 애가 더 기겁한다. 멀리서 보면 완전 사람같다. 애가 버리라고 할 정도. 거참, (예민하지 않은) 누군가(의 아이)에게 주던가해야겠다.

[첫째 이야기] 엄마 닮기 싫어. 아빠 닮고 싶어

애들과 1900년대 옛 동화책을 보는데 왜 사진 속 작가가 어리냐고 묻는다. 답을 해주곤 갑자기 엄마 어릴때 사진 볼래? 하니 큰넘은 나 없자나 안봐!하고 둘째는 보겠다한다. 재미니 어때하고 앨범을 펼쳤는데 댓살 이전 사진을 보더니 둘째가 대뜸 형아랑 똑같이 생겼다고 한다. 처음엔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큰 녀석이 급기야 큰소리로 목 놓아 울어댄다. 왜 우냐 물으니 엄마 닮기 싫어! 아빠 닮고 싶어! 라고. 왜 그러냐하니 엄마는 못 생겼단다. ㅡㅡ 빈정이 상한 난 널 위로할 수가 없다고 못생긴 엄마는 이제 유치원 못가겠다고 2월에 발표회 있는데 엄마 못 생겨서 가지 말아야겠네 해버렸다. 아들 녀석, 그건 또 와야한단다. 다음 날 아빠님이 아마 엄마가 여자라 그렇게 말했을거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난 못생겼다에..

[형제 이야기] 어느샌가 포켓몬 상륙

포켓몬 1997년 발작증세를 일으키기까지 했다는 그 포켓몬이 2016년 우리집에 상륙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터닝메카드 피해보려는 아빠님의 의지였던 것 같기도 하고. . . 결과론적으로 잘한 짓인걸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요즘이다. 어찌어찌 파워레인저와 요괴워치는 피했는데 터닝메카드의 마수에 사로잡혀 있다가 벗어날만 하니 포켓몬. 전에 티비에서 어떤 초딩이 그렇게 포켓몬 이름을 잘 맞추길래 대단하다 여겼는데 그건 역시나 반복 학습의 결과였다는 걸 우리 애들을 보며 알게 되었다. 질리지도 않나 같은 걸 하루에 수십번 보기도 한다. 덕분에 나도 십수개의 포켓몬 이름을 외운다. 피규어도 메가 머시기 붙으면서 형태적으로 복잡해지면 가격도 드럽게 비싸진다. 울 애들은 늘 비주류를 사랑해서 아차모와..

[둘째 이야기] 답정너

큰녀석이 다니는 유치원은 1월 첫주가 방학이다. 선택사항이 없다. 반일반이었다면 두주간이 방학이었을거다. 하지만 선택사항이 없으므로 그 기간에 대한 걱정만 될 뿐, 그 이상 감정적인 소모는 없다.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29일, 30일 이틀간 가정보육을 하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집에선 보내도 되니 선택하라는 용지가 왔다. 요즘 할머니 컨디션이 매우 꽝이므로 보낸다에 동그라미쳐서 보냈다. 왜 그런 선택을 하게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적어보냈다. 며칠 후, 원장샘한테서 전화가 왔다. ㅇㅇ이만 보낸다고 했다고 애 혼자 있기도하고 다음 주에 있을 심사 준비도 해야하는데 집에서 데리고 있으라고 에둘러 말한다. 권유형처럼 말하지만 내 귀엔 답정너로 들린다. 할머니에게도 이야기를 했는데 보신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

[엄마 이야기] 센치해진 엄마

큰녀석이 초딩이 된다는 사실이녀석이 이제 일종의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나에게 참 커다란 일처럼 다가온다. 3년간의 유치원 생활을 하긴 했지만아들이 다닌 유치원은 대형이 아니라서선생님도 한분씩, 친구들도 20명 내외. (7세 때 급작스럽게 친구들이 많이 늘어서 이정도) 인데 비해초등학교는 선생님도, 친구들도 엄청 많아진다.그래서, 소위 친구운, 선생님운에 의해 인생이 많이 바뀔 그 시기가 왔다는 점에서진정한 사회생활을 시작이 아닐까 한다. 내 핸드폰에는 큰녀석이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의 사진이 고스란히 들어있다.사진을 백업해두긴 했지만 내가 보고 싶을 때 보려고 외장메모리의 용량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사진을 지우지 않고 있다.둘째까지 태어나 자라니 이미지 용량의 무한 증대로 요즘 메모리가 한계치에 임박..

[둘째 이야기] 반듯하게

테잎을 유난히 좋아하는 둘째 엄마빠가 테잎을 들고있는 모습만 봐도 쪼르르 와서 자기 좀 달라고 조른다. 어릴 땐 그걸 지 입이나 얼굴에 붙이고 다녔는데 요즘은 이렇게 레고들을 감아놓는다. 무심히 레고에 붙어있는 테잎을 떼곤 했는데 자세히 보니 간격이 일정하다. 시작과 끝이 딱. 네살짜리치곤 ㅎㄷㄷ 내자식이지만 이런건 신기하네. 아빠님에게 보여주니 자기 닮은거라며. 그래 인정한다. 울 아들들, 어찌 자랄까. 참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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