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적이 337

작은 우울감

크기로 나타낼 수 없는 형태의 것이지만 아직 내 전부를 먹어버리지 않은 듯 해서 작은 이라고 표현했다. 가슴 언저리가 답답하고 왠지 울고만 싶은, 그러나 눈물은 나오지 않는 상태. 시간낭비로 느끼면서도 게임을 하고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서 책을 펼치지만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싶어서 코바늘로 가방을 만들어내지만 그것뿐. 아니 그때뿐. 시간을 내서 산책이라도 하면 기분이 나아지겠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집밖을 1초도 나가본 적 없는 하루를 보냈구나.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날 더 조급하게, 우울하게 만든다. 대체수단을 만들고 싶지만 딱히 무언가를 확 저질러 버리지도 못할만큼 게으르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 삶이 참... 회색이겠구나.

◇ 날적이 2021.05.25

지구의날. 10분간 소등

아이 학교 앱에서 지구의날 소등을 함께 하자고, 인증샷을 보내면 스티커 증정을 한다는 알림이 떴다. 지구의날 소등에 대해선 인스타에서 좀 보긴했는데 정확한 날짜를 모르겠던데 학교에서 이렇게 알림을 해주니 감사할 따름. 전국적으로 5분간 소등을 하면 1억이 세이브가 된다니 좋은 일엔 꼭 참여해야지. 내년에도 그래야겠다. 큰애가 불을 켜더니 마치 밖에 나갔다가 깜깜할 때 들어온 것 같다고. 10분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구야 우리 오래 함께 하자.

◇ 날적이 2021.04.22

나이듦에 대한 기록

엄마가 신체적으로 할머니가 되었구나 느꼈을 때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있다가 노인이 타면 자리를 비켜줘야지 하다가 아. 그냥 앉아있어도 되는구나 란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고. 나도 나이들어감을 느끼는 포인트도 노약자석이나 임산부석에 버젓이 앉아있는 중년여성을 바라보며 저 여자가 나보다 어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 때다. (나도 가끔 노약자석에 버젓이 앉을때가 있다 ㅋ) 엄마가 영양제 좀 챙겨먹으라고 애정어린?잔소리를 했다. 엄마도 예전엔 나처럼 그러지 않았냔 소릴 했더니, 요즘은 꼬박꼬박 챙겨먹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칠십대되면 그러겠다고 했다가 한대 맞았다. 소소한 에피소드가 기억속에서 사장되는 것이 두려워 기록한다.

◇ 날적이 2021.04.06

계란찜 성공

어제 저녁, 간만에 계란찜을 했다. 뚝배기를 이용해서 겉면이 익은 느낌이 들 때까지 강불 가운데를 제외한 영역이 익을 때까지 중불 가운데까지 익을 때까지 약불 강불을 좀 오래해서 바닥 일부가 타긴 했지만 지금까지 했던 계란찜 중 제일 성공적이다. 간은 새우젓으로 하고 계란3개, 우유 반씩 섞었다. 쪽파도 적당히. 계속 보고 있어야하는 게 귀찮긴 하지만 애들과 랑군이 잘 먹어서 기분이가 좋았다.

◇ 날적이 2021.03.11

엄마손은 여전히 약손

마흔 중반이 넘어가고 누가봐도 어머니 혹은 아줌마라고 불리는 이 나이에도 엄마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주전쯤 급체를 한건지 장이 움직이지 않아서인지 배가 아프고 토할 것 같아서 점심도 반정도 먹고 그거 먹고도 다리가 꼬여서 도저히 앉아있질 못하겠어서 회사 휴게실에서 계속 누워있다 퇴근한 날이었다. 집에 가자마자 안방에 누워서 거실에 티비보고 있는 엄마한테 배 좀 쓸어달래려고 머리속으로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작 입 밖으론 그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칠십대 중반의 노모한테 그런 말을 해도 되나 엄마가 요즘 나를 딸로 보기보단 애들 엄마로 대하는 것 같은데 이런 말하면 들어줄까 뭐 이런 생각들이 생각을 소리로 변화시키는 걸 막고 있었다. 그러다 집에 가려고 옷을 입으면서 랑군(엄마에겐 사위)에게 쟤는 왜..

◇ 날적이 2021.02.28

겨울마다 결로, 곰팡이와의 싸움. 단열벽지.

지어진지 근 18년째 되는 아파트 그것도 맨 가외집에 살고 있는 이유로 추위가 몰아치는 계절이 되면 랑군은 바빠진다. 매해 결로가 생기는지 혹시 곰팡이가 핀 곳은 없는지 살핀다. 그러다 발견이라도 하면 랑군의 몸은 혹사당하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늘어날수록 옆에서 보기엔 적당히 했으면 좋겠는데 란 생각을 하게 된다. 덕분에 곰팡이를 잠깐 보고 말게 되지만 하는 거 없어도 마음 편히 딩가딩가 놀 수 없어, 덩달아 나도 힘들어 진다. 각설하고, 올해 문제가 된 포인트는 작년인가에 단열공사를 했던 아이방 확장영역. 매년 겨울마다 눈물은 흘렸지만 곰팡이는 피지 않았던 책장이 올해 결국 곰팡이를 피우고야 말았던거다. 이부분에 책장을 짜서 넣어놨는데 곰팡이 냄새가 나서 드러내고보니 천장 쪽에 저렇게 ..

◇ 날적이 2021.01.16

야근 후

정시 오픈 전 날 집에 가도 된다는 운영자의 허락을 구하고 엄청스리 쌓이는 눈을 창 문으로 보면서 (사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으나 있어보이려고.ㅋ) 카카오 택시를 호출한다. 아웃서울에 사는 나는, 평소엔 밤11시 이후에 택시 잡는 게 수월한 편이어서, 눈이 많이 와도 뭐 잡히겠지 하고 안일한 마음가짐을 하고 일반호출을 시작했다. 어라라 점점 범위가 넓어진다. 광명사는 회사사람이 안잡힌다고 절망 어린 말을 하고 있을 때 난 아니겠지 했는데, 나 역시 안 잡혀! 다들 스마트호출을 하라고 하길래 그래 천원 콜. 스마ㅡㅡㅡ트호출 시작. 한번 두번 세번 실패. 네번째 랑군에게 호출하라고 핸폰을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실패. 랑군과 바톤터치를 하고 다섯번째에 딩동! 오우. 한 명 보내고 나 되고 줄줄이 호..

◇ 날적이 2021.01.07

2020년 정리

1월 3일이 된 시점에 2020년을 정리하는게 ... 뭐 아무렴 어때. 1.독서 내가 읽고자 목표한 책은 100권이었는데 38권밖에 읽지 못 했다. 그래도 한달에 3권 조금 넘는 양이네. 재작년에 비해 많이 부족해진 이유는 재택을 많이 해서인가보다. 출퇴근하면서 읽는 양이 무시할 수 없는데 대략 두 달을 재택으로 최대한 늦게까지 자느라. ㅎㅎ 정말 게으름의 극치였던 것 같다. (머리도 3일은 기본 안감기 기본. ㅋ) 집에서 있으면 랑군이 틀어놓는 영상물에 정신을 뺐긴다. 거실에서 그러고 있지 애들은 안방에서 게임하지 어디 피할 데가 없네. 올 해는 50권으로 낮게 목표를 세워본다. 2.재택으로 인한 지출 재택 초반엔 엘지 투인원피시로 작업을 했다. 11 인치정도 되려나? 그걸로 재택하다가 재택이 길어져서..

◇ 날적이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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